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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정수 U-17 감독 "70~80% 윤곽, 후회 없이 뛰겠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8-01 05:58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아, 통영에서 올라오는 길이라서요."

김정수 17세 이하(U-17) 대표팀 감독이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무더운 여름. 김 감독은 잠시 휴식도 취할 여유가 없다. 제주와 통영을 오고간 것도 모자라, 다음주에는 포항과 합천 출장이 예정돼 있다.

이유가 있다.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9년 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오르며 대회 4위까지 주어지는 U-17 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냈다. U-17 대표팀은 2015년 대회 이후 4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하는 쾌거를 누렸다.

만만치 않은 조별리그

31일 오후, 김 감독과 마주앉았다. 그는 "마음이 급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선수단 점검은 물론이고 상대 분석도 본격 돌입해야 하기 때문. 한국은 얼마 전 진행한 조편성에서 아이티(10월28일), 프랑스(10월31일), 칠레(11월3일)와 묶였다. 김 감독은 "조편성을 봤을 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뽑을 수는 없으니까요"라며 냉정하게 말했다.

말 그대로다. 이미 정해진 일. 이제부터는 꼼꼼하게 상대를 분석해 더 치밀하게 준비하는 게 최선이다. 김 감독은 "비디오를 보면서 상대를 분석하고 있어요. 일단 프랑스는 우승후보입니다. 정말 잘해요. 칠레는 남미 특유의 강인함이 있고요. 첫 경기 상대인 아이티도 만만하지 않아요. 과거 프랑스령이었기 때문에 흑인 선수가 많아요. 피지컬 차이가 큽니다. 결코 쉽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변수 또 변수 "창의적 대응 강조"


김정수호는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 19세 이하(U-19), 아우크스부르크 U-19 등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는 등 막강 실력을 선보였다. 프라이부르크 U-19팀과의 경기 영상은 조회수가 50만을 넘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강력한 전방압박, 빠른 공수전환으로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의 눈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그는 "우리 팀에는 이른바 '스타플레이어'가 없어요.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분위기를 바꿔 줄 선수가 없다는 뜻이에요. 우리보다 체격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팀으로 더욱 똘똘 뭉치는 수밖에 없죠. 지난해 AFC 챔피언십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 중 일부가 부상으로 이탈했어요. 새 선수들이 합류했는데, 아직 호흡이 완벽하지 않아요. 실수가 생기면 상대에 약점이 잡혀요. 우리가 이기고 있더라도, 마지막까지 상대를 제압할 수 있어야 해요"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번 대표팀에는 이승우 이강인 등 앞선 세대와 달리 '스타'가 없다. 그래서 팀 컬러에 맞는, 경쟁력 있는 선수를 찾기 위해 더욱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감독은 "사실 선수단 구성은 70~80% 윤곽을 잡았어요. 하지만 대회 전부터 부상 변수가 발생했고, 대결 상대도 확정된 만큼 마지막 퍼즐을 맞춰야 해요. 변화를 줄 수 있는 몇 자리를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도 기본 틀은 가지고 가지만, 상황에 따라 창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고 말했다.

한 번 뿐인 기회 "후회 없이"

리틀 태극전사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다. 김 감독은 "주축은 2002년생이고, 2003년생들도 함께 뛰고 있습니다. 이 선수들이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대회에요. 월드컵을 앞두고 처음으로 유럽에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동기부여가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저도 4년 전 칠레 대회는 물론이고, 최근 판다컵을 통해 많이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물론 성적도 중요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더 많은 것을 얻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즐거워하는, 눈이 즐거운 축구를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U-17 대표팀은 8월에 26일에 소집해서 9월 초에 영국으로 이동한다. 현지에서 브라질, 호주, 영국의 U-17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후 마무리훈련을 진행한 뒤 10월 초, 최정예 멤버로 월드컵에 나선다.

김 감독은 "이 선수들은 제가 처음으로 '감독'이 돼 맡은 팀이에요. 벌써 3년을 함께 생활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는데,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성장하는 게 보입니다. 연령별 대표팀은 평생 한 번 있는 소중한 기회에요. 선수들과 후회없이, 즐겁게 뛸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죽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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