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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회관=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전의가 불타올랐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승부욕을 숨길 수는 없었다. '동해안 더비'를 앞둔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감독과 선수들은 저마다 승리에 대한 뜨거운 의지를 내보였다. 본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전초전이었다.
울산과 포항은 15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16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두 팀의 홈인 울산과 포항의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해 이 매치는 '동해안 더비'로 불린다. 특히 두 팀은 이미 오래 전부터 K리그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흥미로운 대결 구도를 만들어왔던 팀이다. 올 시즌 두 번째 동해안 더비다. 지난 5월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1차 동해안 더비'에서는 포항이 2대1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는 절대 '화기애애'하지 않았다. 상대를 꺾고 이기겠다는 각오가 뜨겁게 타올랐다. 특히 김보경은 "포항과의 첫 경기에서 패한 것이 기억에 생생하다. 팬들을 위해 복수하고 싶다. 1대0으로는 부족하고, 3대0까지 이기고 싶다"며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뜨거운 전의를 표현하기도 했다.
'양 김' 감독들은 그나마 점잖았다. 현재 K리그1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김도훈 감독은 "홈에서 치르는 동해안 더비인 만큼 승점 3점을 꼭 가져가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에 맞서는 포항 김기동 감독 또한 "첫 번째 동해안더비에서 승리해 팬들에게 많은 기쁨을 드렸는데, 이번에도 승리해 반등할 기회를 만들고, 팬들께도 기쁨을 드리겠다"며 맞섰다.
울산 김 감독은 포항과의 경기에 관해 "수비지역에서의 패스보다는 상대 공격진영에서의 전진패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 방향을 밝힌 뒤 "포항에서는 김승대의 라인브레이크를 경계해야 한다. 사이드에서 돌파하는 선수가 있다. '동해안더비'가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지만 우리의 경기를 하도록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포항 김 감독의 각오도 이에 못지 않았다. 그는 "동해안더비를 떠나 우리 팀 시점에서 무척 중요한 경기다. 최근 3경기째 이기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이번 경기에 따라서 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승리+경기력)를 잡으면 좋겠다.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며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선수들의 각오 또한 남달랐다. 특히 최근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던 울산 김보경은 '3대0 승리'를 언급하며 미디어데이 현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 발언 이후로 좀 더 솔직한 발언들이 나왔다. 김보경은 "대표팀 소집은 처음이었는데, 비록 경기에 나가지 못했지만, 내가 느낀 것이 있다. 팀에서도 무엇을 해야하는 지 느꼈다. A대표팀에서 뛰지 못한 경기력을 동해안더비에서 보여드리겠다"는 다짐을 이어갔다.
'1차 동해안더비' 때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역전승을 이끈 포항 이진현은 "(1차전 당시) 먼저 골을 내준 게 아쉬워 상대의 득점 세리머니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내가 동점골을 넣은 것 같다. 울산 선수들은 개인 기량과 패스가 좋지만, 경기를 해보니 발이 빠르지 않은 수비가 있었다. 이 점을 잘 공략하겠다. 상대가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장에서 결과로 보여주겠다"며 먼저 이긴 자의 여유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 이날 미디어데이 현장에서는 새벽에 열린 U-20대표팀의 결승 진출에 대한 감탄도 쏟아졌다. 김도훈 감독은 울산 출신으로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오세훈에 관해 "원래 가진 실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이 모범적"이라면서 결승 진출에 관해 "축하하고 뿌듯하다. 과거 20세 때의 나보다 지금 오세훈이 월등하게 잘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보경 역시 "어린 후배 선수들이 이렇게 잘해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잘해줘서 놀랐다. U-20 대표팀에서 앞으로 A대표팀에 올 선수가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감동이라면 감동이다. 내가 나갔을 때보다 놀라운 것은 선수들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예선 통과를 했을 때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후배들은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생각할 정도로 목표 의식이 뚜렷한 것 같다.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 경기를 응원한다"며 우승을 기원했다.
축구회관=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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