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독일축구 부활 키를 나눠 쥔 '환상의 커플'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3-28 06:00


독일 윙어 르로이 사네가 네덜란드전에서 슈팅을 날리고 있다. EPA

네덜란드전에서 쐐기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세르쥬 나브리. EPA연합뉴스

월드컵과 네이션스리그 잇단 실패로 위기에 내몰린 독일 축구(FIFA 랭킹 16위)를 살리기 위해 요아힘 뢰브(59)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메스를 들었다.

3월부터 시작된 유로 2020 예선을 앞두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 주역인 공격수 토마스 뮐러(29) 수비수 제롬 보아텡(30)과 마츠 훔멜스(30·이상 바이에른 뮌헨)를 "앞으로 발탁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독일 축구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동년배인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30·아스널)이 월드컵 이후 인종차별 논란 등으로 은퇴하면서 결과적으로 베테랑 4인이 자의 또는 타의로 독일 유니폼을 벗었다. 뢰브 감독은 이들의 자리를 조나단 타(23·레버쿠젠) 루카스 클로스터만(22·라이프치히) 니클라스 스타크(23·헤르타베를린) 등 젊은 선수들로 채웠다. 세대교체 선언이었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33·바이에른 뮌헨) 측면 공격수 마르코 로이스(29·도르트문트)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간(28·맨시티) 정도만이 팀에 남았다.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와 달리 세르비아~네덜란드 2연전에서 '새로운 독일'은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줬다. 세르비아와의 홈 평가전에서 1대1 무승부에 그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네덜란드와의 유로 2020 예선 1차전 원정경기에서 기대이상의 퍼포먼스로 3대2 승리를 따냈다. 독일은 지난해 10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18~2019 유럽네이션스리그 리그A 그룹1 맞대결에선 '강제은퇴'를 당한 뮐러, 보아텡, 훔멜스를 총투입하고 0대3 참패했다. 이번엔 평균 나이 24.8세에 불과한 선수단 구성으로 1996년 평가전 이후 22년여만에 네덜란드 원정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공교롭게 월드컵에 참가하지 않았던 '환상의 커플'이 이날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르로이 사네(23·맨시티)와 세르쥬 나브리(23·바이에른 뮌헨)다. 나브리는 부상, 사네는 뢰브 감독의 선택에 의해 월드컵에 불참한 아픔을 공유했다. 이들은 이날 보란 듯 맹활약하며 선배들의 그림자를 지웠다. 정통 공격수를 세우지 않는 3-5-2 전술에서 투 톱으로 출전해 각각 첫 번째, 두 번째 골을 낚았다. 특히 나브리는 유럽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받는 버질 반 다이크(27·리버풀)를 보기 좋게 벗겨내며 완벽에 가까운 골을 터뜨렸다. 일간지 '빌트' 등 독일 언론은 사네와 나브리가 과거 독일 21세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인연을 소개하며 "환상의 듀오" "꿈의 커플"이라는 표현을 썼다. 전차군단을 부활시킬 키맨이 되주리라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뢰브 감독 또한 네덜란드전을 마치고 "두 선수가 전방에서 매우 좋은 활약을 펼쳤다"며 시종일관 상대를 위협한 두 선수를 칭찬했다. 사네는 "나브리뿐 아니라 모든 선수와 함께 뛰는 게 즐겁다"며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팀 선수들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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