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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게 세 살 터울 '친형' 한성규(은퇴)은 정신적 지주다. 형을 따라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고, 현재는 형의 조언을 통해 '약육강식'의 프로세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한성규는 유망한 축구선수였다. 지난 2013년에는 터키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도 출전하기도 했었다. 한승규의 롤모델이 될 만 했다. 그러나 정작 프로 무대에선 빛을 보지 못했다. 2015년 수원에 입단했지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2016년 부천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결국 축구화를 벗고 말았다. 그러나 동생은 형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꽃길이다. 형이 못 다 이룬 꿈을 조금씩 실현하고 있다. 주인공은 프로 2년차 미드필더 한승규(22·울산)다.
영플레이어상 경쟁은 정말 치열했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 최초로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을 노렸던 송범근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송범근은 19경기 무실점으로 전북의 조기우승에 견인했다. 또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프리미엄도 안고 있었다. 그러나 한승규는 후반기에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울산 조커에서 주축 미드필더로 거듭나 12개의 공격포인트(5골-7도움)를 모두 후반기에만 기록했다. 한승규는 "올 시즌은 나 자신에게 60점밖에 줄 수 없다. 전반기 때 많이 미흡했다. 내년에는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수줍게 얘기했다.
한승규는 그야말로 '우승 제조기'다. 언남고와 연세대 시절을 포함해 5년간 매년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울산에 입단해 FA컵에도 입 맞췄다. 다만 지난해 4월 오른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팀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그는 "내년에는 K리그에서 15개 공격포인트를 비롯해 K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왜소하다. 그러나 피지컬이 좋은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 중이다. 한승규는 "몸 싸움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제 스물 두 살에 불과하다. 스펀지다. 울산 선배들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고 있다. 한승규는 "믹스 디스커루드에게는 경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운영능력을 배우고 있다. (박)용우 형에게는 수비적인 면과 압박적인 면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