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날개는 없었다.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우려의 목소리는 시즌 초부터 흘러나왔다. 선수 구성부터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만 9시즌을 소화한 외국인 공격수 데얀은 라이벌 팀인 수원으로 이적했다. 수비의 핵심이던 오스마르와 알토란 윤일록은 일본 J리그로 떠났다. 미드필더 이명주와 주세종도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아산에 입대했다.
하지만 빈자리를 채울 영입은 마땅치 않았다. 외국인 공격수 에반드로와 안델손, 코바는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서울은 개막 10경기에서 2승4무4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팀 성적이 주춤하자 여기저기서 논란이 불거졌다. 황선홍 전 감독과 구단 간판 스타 박주영 사이에 논란이 번졌다. 당시 박주영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황 감독의 지난 2년을 비판하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다.
팀내 불화설은 끝이 아니었다. 7월에는 경기 중 고요한과 안델손이 날선 언쟁을 펼친 바 있다. '내부분열'이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이 따라붙었다. 9월에는 또 한 번 '박주영 SNS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SNS에 7월 22일 이후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 부상 여파라는 보도에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러나 시각에 따라 자칫 1군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은 벤치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해석될 여지도 있었다.
분위기는 완전히 가라앉았다. 시즌 중 단장 교체라는 초강수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소방수로 돌아왔다. 최 감독과 서울은 '영광의 시대'를 함께 보낸 바 있다. 돌아온 최 감독은 빠른 속도로 팀 재정비에 나섰다. 하지만 한 번 가라앉은 분위기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서울은 하위 스플릿 5경기에서 1승2무2패를 기록, 반전하지 못한 채 그렇게 승강 PO 나락으로 떨어졌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서울은 승강 PO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K리그2 무대로 이동해야 한다. 마지막 남은 두 경기. 서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