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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깊은 '동해안 더비', K리그를 뜨겁게 달군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11-30 06:09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동해안 더비가 K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가 12월 2일 '160번째 동해안 더비'로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역사가 깊은 두 팀이다. 포항은 1983년 프로축구 원년 구단으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다음해 현대 호랑이(현재 울산)가 리그에 참가했다. 이 때부터 두 팀의 맞대결은 시작됐다. 게다가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두 팀이 치열한 경기를 치르기 시작하면서 라이벌 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들만의 더비'가 아닌 'K리그 대표 더비'로 떠오르고 있다. 포항이 3년 만의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면서 그 의미는 더 커졌다.

동해안 더비가 본격적으로 탄생하게 된 계기는 1998년 K리그 플레이오프 명승부였다. 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전남을 꺾은 포항은 2위 울산과 맞붙었다. 1차전에선 팽팽한 승부를 펼친 끝에, 후반 51분 백승철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포항이 1차전을 이겼지만, 울산도 만만치 않았다. 2차전 1-1로 맞선 상황에서 후반 45분 골키퍼 김병지(울산)가 극적인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합계 점수 4-4로 승부차기에 돌입. 울산은 혈투 끝에 포항을 꺾었다. K리그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경기다.

그 후 울산과 포항은 더비 때마다 치열하게 싸웠다. 그럼에도 서울과 수원이 맞붙는 '슈퍼 매치'에 비해 관심도는 떨어졌다. 서울과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이자, 수도권을 연고지로 한 구단이다. 두 팀이 꾸준히 성적을 내면서 슈퍼 매치가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꼽혔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이 부진하면서 흥행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결국 서울은 창단 첫 하위 스플릿으로 추락했다. 스플릿 라운드에선 두 팀의 대결을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울산과 포항이 최종전에서 맞대결한다. 포항은 3년 만에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는 울산이 상대 전적 2승1패로 앞서 있다. 첫 경기에선 포항이 이겼으나, 울산이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승규(울산) 이진현(포항) 등 젊은 선수들이 핵심 멤버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라이벌 관계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두 구단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서울 축구회관에서 미디어데이를 진행할 정도다.

30일에도 축구회관에서 동해안 더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두 팀은 묘한 관계에 놓여 있다. 리그 순위는 사실상 결정된 상황. 다만 울산이 FA컵 결승에서 대구FC를 꺾고 우승한다면, 4위가 유력한 포항에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주어진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공개 석상에서 "울산의 우승을 바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당장 열리는 최종전에서 두 팀은 '필승'을 다짐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우리는 항상 최정예로 경기에 나간다.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동해안 더비를)성원해주는 팬들이 많기 때문에 경기에 나가 이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해안 더비는 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다. 그들만의 더비라고 하지만,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에서 홍보도 하고 있다. 더비가 효과를 보 수 있도록 내용을 중요시하면서 결과도 가져오는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는 최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자존심이다. 감독과의 자존심, 그리고 포항과 울산의 역사가 걸린 자존심이다"라면서 "이 경기는 앞으로의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승기를 잡고 가야 한다. 더 강한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축구 열기가 뜨거운 지금, 울산과 포항이 시즌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준비를 마쳤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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