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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이 K리그1에 '다시' 합류한다.
올 시즌 K리그2(2부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성남은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1위 아산의 승격 자격을 박탈하면서 자동승격 자격을 승계받았다. 이로써 성남은 다음 시즌 K리그1 무대에 합류하게 됐다. 2016년 강등된 지 세 시즌 만의 일이다.
이후 호시탐탐 재기를 노렸다. 성남은 강등 첫 시즌 박경훈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새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전임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을 이유로 시의회에서 예산을 삭감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렇게 승격의 꿈은 멀어지는 듯 보였다.
절망적인 순간, 반전이 있었다. 성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남기일 감독을 선임했다. 남 감독은 특유의 조직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차근차근 승점을 쌓았다. 외국인 수비수 오르슐리치의 이탈 등 부침이 있었지만, 주장 서보민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똘똘 뭉쳤다.
성남은 시즌 막판까지 아산과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쳤다. 비록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준우승으로 승격 가능성을 키웠다. 여기에 시즌 막판 1위 아산이 선수 선발 중단되면서 세 시즌 만에 K리그1에 복귀하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명가 재건이다. 성남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눈앞의 장애물을 뛰어 넘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성남은 시민구단 특성상 예산을 넉넉하게 사용할 수 없다. 실제 성남은 지난해 12월 운영 예산 70억원 가운데 55억원이 삭감된 15억원만 받았다. 추경예산 집행을 원했지만, 올해 초 성남시와의 갈등 속 일정이 늦어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K리그1 승격을 이뤘다고 해서 예산이 대폭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K리그1과 K리그2 무대의 차이는 크다. 경기 양과 질 차이가 확연하다. 하지만 성남은 당장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기 어렵다. 기댈 곳은 결국 남 감독과 선수들이다.
남 감독은 광주 시절부터 어린 선수들을 적극 활용해 탄탄한 경기력을 유지했다. 올 시즌에도 박태준 이현일 연제운 등 신인급 선수들을 적절하게 기용해 시너지를 극대화 했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최병찬 정성민 등이 공격에서 제 몫을 했고, 군에서 돌아온 윤영선 임채민도 수비 중심을 잘 잡았다.
세 시즌 만에 K리그1 복귀를 확정한 성남은 24일 팬들과 승격 기념식을 열고 기쁨을 나눌 예정이다. 이 환희가 내년 시즌 K리그1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승격에 걸맞는 적정 규모의 예산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