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2년 한-일 축구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첫 공동 개최 대회였다. 성공 개최에 고무된 FIFA는 자신감 생겼다. 공동 개최국의 수를 늘렸다. 2026년 월드컵을 미국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 3개국에서 공동으로 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참가국이 늘어난 월드컵이 본격적으로 다국가 공동 개최 시대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향후 월드컵이 한 나라가 아니라 2~4개국에서 열리는 경우가 잦아질 전망이다.
FIFA의 이런 권고에 따라 2026년 대회에 이어 앞으로 결정할 2030년과 2034년 대회 개최국은 공동 유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연합에 앞서 유치 계획을 공개한 나라나 관심을 표명한 국가도 많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남미의 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연합이다. 제1회 월드컵(1930년)을 유치했던 우루과이는 월드컵 100주년의 의미를 부각시키면서 이웃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연합을 구성했다. 그 다음은 축구 종가 영국이다. 잉글랜드가 중심이 돼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와 함께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모로코의 경우 스페인의 제안을 받기 전에 이미 알제리, 튀니지와 공동 개최를 도모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두번째 월드컵을 꿈꾸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발동을 걸었다. 정몽규 회장은 2017년초 한중일 공동 개최 포부를 처음 밝혔다. 그리고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한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의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러시아월드컵 본선 때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다시 인판티노 회장을 만나 거듭 남북 공동 개최를 희망했다. 또 정몽규 회장도 러시아 FIFA 총회 때 남북중일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 대회 유치가 안 될 경우 2034년 대회까지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이미 2034년 대회 유치를 희망한 국가들도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남동아시아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남동아시아 3~4개국이 연합해서 월드컵을 유치하고 싶어한다. 중국 이집트 짐바브웨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축구와 월드컵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은 공동 보다 단독 개최를 원하는 분위기다. 큰 나라 중국이라면 경제적 측면에서 공동이 아니더라도 단독으로 충분히 월드컵 개최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