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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2030년 W 유치 희망, FIFA월드컵 왜 공동개최 바람불고 있나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11-20 16:14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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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축구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첫 공동 개최 대회였다. 성공 개최에 고무된 FIFA는 자신감 생겼다. 공동 개최국의 수를 늘렸다. 2026년 월드컵을 미국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 3개국에서 공동으로 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참가국이 늘어난 월드컵이 본격적으로 다국가 공동 개최 시대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향후 월드컵이 한 나라가 아니라 2~4개국에서 열리는 경우가 잦아질 전망이다.

이미 2030년 월드컵 유치전이 물밑에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의 대륙간 결합 움직임까지 드러났다. 유럽의 축구 강국 스페인 포르투갈이 아프리카의 강호 모로코과 함께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모로코를 방문 중인 스페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20일(한국시각)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로코 정부에 스페인, 포르투갈과 2030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모로코 국왕 모함마드 6세는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연합이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면 사상 처음으로 두 개 대륙에서 월드컵이 열리게 된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유럽축구연맹(UEFA), 모로코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소속이다.

왜 월드컵이 여러 국가가 공동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식으로 변하고 있을까. FIFA와 가입 회원국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 늘렸다. 개최 도시도 16개로 늘었다. 참가국 수가 늘면 FIFA의 월드컵 수입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중계권료 수입도 올라갈 것이고, 입장권, 기념품 등의 판매도 늘 수밖에 없다. 대회를 유치하는 FIFA 회원국들도 대환영이다. 그동안 축구 실력과 국가 재력이 부족해 월드컵을 단독으로 열지 못했던 약소국들이 주변국과 연합해서 용기를 낼 수 있게 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앞으로 월드컵이 여러 나라에서 공동으로 열리는 건 FIFA의 지속성과 유산(시설물) 정책에 부합한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공동 개최를 권장한다. 앞으로 공동 개최가 합리적이고 오래도록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향후 월드컵이 최소 2개국에서 최대 4개국까지 공동 개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나라별로 축구장을 새로 만드는데 드는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FIFA의 이런 권고에 따라 2026년 대회에 이어 앞으로 결정할 2030년과 2034년 대회 개최국은 공동 유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연합에 앞서 유치 계획을 공개한 나라나 관심을 표명한 국가도 많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남미의 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연합이다. 제1회 월드컵(1930년)을 유치했던 우루과이는 월드컵 100주년의 의미를 부각시키면서 이웃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연합을 구성했다. 그 다음은 축구 종가 영국이다. 잉글랜드가 중심이 돼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와 함께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모로코의 경우 스페인의 제안을 받기 전에 이미 알제리, 튀니지와 공동 개최를 도모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두번째 월드컵을 꿈꾸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발동을 걸었다. 정몽규 회장은 2017년초 한중일 공동 개최 포부를 처음 밝혔다. 그리고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한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의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러시아월드컵 본선 때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다시 인판티노 회장을 만나 거듭 남북 공동 개최를 희망했다. 또 정몽규 회장도 러시아 FIFA 총회 때 남북중일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 대회 유치가 안 될 경우 2034년 대회까지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이미 2034년 대회 유치를 희망한 국가들도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남동아시아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남동아시아 3~4개국이 연합해서 월드컵을 유치하고 싶어한다. 중국 이집트 짐바브웨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축구와 월드컵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은 공동 보다 단독 개최를 원하는 분위기다. 큰 나라 중국이라면 경제적 측면에서 공동이 아니더라도 단독으로 충분히 월드컵 개최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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