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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전북 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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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여 전이었다.
김진수(26·전북)의 몸 상태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처음 전북에 왔을 때는 멋 모르고 날뛰었다. 이젠 완급조절까지 하면서 축구를 알고 플레이를 한다"는 현역시절 풀백 출신 최강희 감독의 칭찬이 자자했다. 특히 4년 전 이루지 못한 월드컵 출전에 대한 꿈도 부풀어오르던 상황이었다. 왼쪽 측면 수비의 한 자리는 예약돼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3월 말 불청객 처럼 찾아온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새 시즌에 돌입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K리그가 아닌 A대표팀에서 부상을 했다. 북아일랜드와의 첫 번째 원정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왼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다. 조기귀국해 재활을 이어가던 중 러시아월드컵 직전 5월 소집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재활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이를 악 물고 재활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시간은 빠듯했다. 결단의 시간이 빠르게 찾아왔다. 결국 스스로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공교롭게도 4년 전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김진수는 또 다시 기나긴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토록 밟고 싶었던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28일 수원과의 K리그1 스플릿 A 첫 경기에서 후반 42분 교체투입됐다. 김진수는 한교원과 교차되는 찰나의 순간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김진수는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그간 재활하면서 힘들었던 생각이 순간 머리 속을 스쳤다"며 머쓱해 했다.
출전 시간은 추가시간 3분까지 더해 단 6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진수는 "공을 터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라운드 안에서 뛰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 큰 의미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고교 3학년 때 오른무릎 연골 수술을 두 차례나 해 1년을 통째로 쉬었던 이후 가장 오래 쉬었다. 이젠 다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북은 지난 20일 K리그 조기우승을 확정했다. 남은 스플릿 A 4경기는 사실 의미가 크지 않다. 그러나 김진수에게는 소중하다. 내년 시즌에 대한 개인적 진단과 함께 태극마크도 다시 달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3년 전 호주아시안컵 당시 '동갑내기'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준우승을 일군 핵심 멤버였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을 위해 러시아월드컵 멤버에서 큰 변화를 주기를 부담스러워한다. 김진수가 당장 11월 호주 원정명단에 뽑히긴 힘들겠지만 12월 전지훈련부터 합류해 UAE아시안컵에 출전할 수 있는 시간은 남아있다. 또 다른 4년 뒤를 바라보고 있는 김진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찾아오면 서른 살이 된다. 마지막이다. 현재로서는 대표팀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A대표팀 승선 목표는 항상 가지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 잠시 멈췄던 김진수의 축구시계를 다시 돌아가게 하는 힘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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