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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줄이려는 벤투 감독, 탈압박에 손을 대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0-11 05:24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파주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손흥민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팀은 12일 우루과이(서울), 16일 파나마(천안)와 평가전을 치른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10/

벤투호는 지난 9월 두차례 평가전을 통해 연착륙에 성공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고, '강호' 칠레를 상대로 0대0으로 비겼다. 좌우 측면을 활용한 빠르고, 다이나믹한 공격축구는 호평을 받았다. 두 차례 경기에서 실점이 없었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과제도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공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며, 기회를 최대한 많이 창출하는 축구'를 강조하고 있다. 벤투식 축구의 시작은 후방 빌드업이었다. 골키퍼를 비롯해 최후방부터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다. 울리 슈틸리케 시절에도, 신태용 시절에도 점유율을 중심에 두고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벤투 체제 하에서는 그 색채가 더욱 짙어졌다. 특히 뒤에서부터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강조했다. 무의미한 롱패스 대신 뒤에서부터 안정적으로 경기를 전개했다.

성공적이었던 코스타리카전과 달리 강력한 압박을 내세운 칠레를 상대로는 어려움을 겪었다. 볼을 가진 수비수들은 뒤로 돌리기에 급급했고, 골키퍼 김진현은 여러차례 킥 미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어느 한 스타일이 나오려면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 상황에 따라 어려움이 생기면 다른 방식을 취할 수도 있겠지만,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100% 이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후방 빌드업을 유지하겠다는 뜻이었다.

후방 빌드업이 장착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탈압박이다. 압박은 현대축구의 기본이다. 압박의 위치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수비수들이 이 압박을 어떻게 벗겨낼 수 있는지가 빠른 공격전개의 포인트다. 탈압박의 핵심은 개인기지만, 전술적으로도 얼마든지 풀어갈 수 있다. 2기 소집에 나선 벤투 감독은 "우리의 목적은 한 달 동안 단점을 찾아서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10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벤투호 2기의 두번째 훈련은 벤투 감독이 말한 단점, '탈압박'에 초점을 맞췄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파주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벤투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대표팀은 12일 우루과이(서울), 16일 파나마(천안)와 평가전을 치른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10/
첫 20분은 가상의 수비수를 세워두고 진행했다. 미드필더 혹은 공격수들이 등을 진채 볼을 받으면 수비수가 빠르게 지원했다. 볼을 이어 받은 수비수는 빠르게 측면으로 볼을 전개했고, 여기서 부터 원터치로 공격까지 이어지는 훈련을 반복했다. 코치진의 신호에 의해 한번은 왼쪽, 한번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매서운 눈빛으로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코치진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이어질때마다 엄지를 치켜 올리며 "나이스"를 연발했다.

이후는 미니게임이 진행됐다. 11대11로 펼쳐졌다. 눈여겨 볼 것은 경기장이었다. 폭은 그대로 두고 길이만 3분의 2로 줄였다. 측면 활용은 그대로 하되, 경기장의 길이를 줄여 서로 앞쪽부터 빠르게 압박을 할 수 있게 했다. 얼마나 이 압박을 잘 풀어나가느냐가 핵심이었다. 비조끼팀이 주전에 가까웠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원톱이었고, 2선에는 왼쪽부터 손흥민(토트넘) 남태희(알두하일) 황희찬(함부르크)가 섰다. 더블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기성용(뉴캐슬) 정우영(알 사드)이 자리했다. 포백은 홍 철(수원)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이 용(전북)이 이뤘다.

비조끼팀과 조끼팀은 쉴새없이 압박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벗겨내기 위한 부분전술을 가동했다. 좌우 윙백들이 적극적으로 올라가며 공격을 지원했고, 좌우 윙어들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볼을 받아주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이후 비조끼팀에는 홍 철 대신 박주호(울산), 장현수 대신 김민재(전북)가 가세하며 다양한 조합도 테스트했다. 이 용은 "지난 번에는 큰 틀에서 말씀 주셨는데 이번에는 더욱 세밀한 부분을 말씀해 주신다. 골키퍼에서부터 중앙수비수를 걸쳐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갈지 설명해 주신다.어느 방향으로 나갈지 선수들이 인지했다"고 만족해 했다.


마지막은 세트피스와 피니시 훈련이었다. 두 팀으로 나눴다. 한 팀은 프리킥을 연습했다. 직접 프리킥과 간접 프리킥을 병행했다. 다른 한 팀은 중앙 수비가 좌우 윙백을 향해 롱패스를 보내고, 윙백이 올린 크로스를 공격수가 마무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대표팀에 첫 승선한 이진현(포항)은 "비디오 미팅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모델을 봤다. 공격적인 부분, 수비적인 부분에 대해 미팅했다. 세트피스를 강조하셨다"고 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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