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투호는 지난 9월 두차례 평가전을 통해 연착륙에 성공했다.
성공적이었던 코스타리카전과 달리 강력한 압박을 내세운 칠레를 상대로는 어려움을 겪었다. 볼을 가진 수비수들은 뒤로 돌리기에 급급했고, 골키퍼 김진현은 여러차례 킥 미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어느 한 스타일이 나오려면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 상황에 따라 어려움이 생기면 다른 방식을 취할 수도 있겠지만,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100% 이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후방 빌드업을 유지하겠다는 뜻이었다.
후방 빌드업이 장착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탈압박이다. 압박은 현대축구의 기본이다. 압박의 위치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수비수들이 이 압박을 어떻게 벗겨낼 수 있는지가 빠른 공격전개의 포인트다. 탈압박의 핵심은 개인기지만, 전술적으로도 얼마든지 풀어갈 수 있다. 2기 소집에 나선 벤투 감독은 "우리의 목적은 한 달 동안 단점을 찾아서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10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벤투호 2기의 두번째 훈련은 벤투 감독이 말한 단점, '탈압박'에 초점을 맞췄다.
|
이후는 미니게임이 진행됐다. 11대11로 펼쳐졌다. 눈여겨 볼 것은 경기장이었다. 폭은 그대로 두고 길이만 3분의 2로 줄였다. 측면 활용은 그대로 하되, 경기장의 길이를 줄여 서로 앞쪽부터 빠르게 압박을 할 수 있게 했다. 얼마나 이 압박을 잘 풀어나가느냐가 핵심이었다. 비조끼팀이 주전에 가까웠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원톱이었고, 2선에는 왼쪽부터 손흥민(토트넘) 남태희(알두하일) 황희찬(함부르크)가 섰다. 더블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기성용(뉴캐슬) 정우영(알 사드)이 자리했다. 포백은 홍 철(수원)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이 용(전북)이 이뤘다.
비조끼팀과 조끼팀은 쉴새없이 압박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벗겨내기 위한 부분전술을 가동했다. 좌우 윙백들이 적극적으로 올라가며 공격을 지원했고, 좌우 윙어들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볼을 받아주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이후 비조끼팀에는 홍 철 대신 박주호(울산), 장현수 대신 김민재(전북)가 가세하며 다양한 조합도 테스트했다. 이 용은 "지난 번에는 큰 틀에서 말씀 주셨는데 이번에는 더욱 세밀한 부분을 말씀해 주신다. 골키퍼에서부터 중앙수비수를 걸쳐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갈지 설명해 주신다.어느 방향으로 나갈지 선수들이 인지했다"고 만족해 했다.
마지막은 세트피스와 피니시 훈련이었다. 두 팀으로 나눴다. 한 팀은 프리킥을 연습했다. 직접 프리킥과 간접 프리킥을 병행했다. 다른 한 팀은 중앙 수비가 좌우 윙백을 향해 롱패스를 보내고, 윙백이 올린 크로스를 공격수가 마무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대표팀에 첫 승선한 이진현(포항)은 "비디오 미팅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모델을 봤다. 공격적인 부분, 수비적인 부분에 대해 미팅했다. 세트피스를 강조하셨다"고 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