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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이었다.
폭풍이 몰아친 뒤 결전의 날이 밝았다. 수원 선수들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 1차전에 앞서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몸을 풀었다. 충격이 채 가실 수 없는 시간 간극이었다.
이날 서 감독 대신 팀을 이끈 이병근 코치는 투톱과 포백을 꺼내 들었다. 시즌 내내 스리백으로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치렀지만 이 코치는 과감하게 수비라인을 포백으로 구성했다. 이기제 곽광선 조성진 최성근이 맡았다. 포백이 낯설지는 않았다. 서 감독이 있을 때도 분위기 전환 카드 등으로 준비해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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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0분이었다.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사리치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데얀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기세를 올리던 수원은 후반 36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해결사는 데얀이었다. 이종성의 헤딩 패스를 받은 데얀이 왼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추가골이 터진 지 3분 만에 세 번째 득점에도 성공했다. 후반 38분 교체투입된 한의권이 사리치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골네트틀 갈랐다.
수원은 전북을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4강행에 바짝 다가선 수원은 다음달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8강 홈 2차전을 치른다.
이병근 코치는 경기를 마친 뒤 "며칠 준비하지 못했는데 선수들이 투혼을 통해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스리백을 사용하다가 포백으로 전향을 했는데 운 좋게 잘 맞아 떨어졌다. 포백은 경남전 마치고 서정원 감독님께서 다음 경기에선 포백으로 가자고 미리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자신있게 활용할 수 있었다. 서 감독님께서 만들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