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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카시 리포트] 뜨거웠던 '박항서 매직' 인기, 베트남 기세는 매섭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29 05:20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베트남의 기세는 분명 매섭다. '박항서 매직'이 만들어낸 상승세는 경계 대상 1호다.

현장에서 본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대단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8일 인도네시아 버카시의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에서 연장 승부 끝에 시리아를 1대0으로 꺾었다. 120분 혈투 끝에 베트남은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 '황금 세대'와 박 감독의 지도력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이제 김학범호가 29일 박 감독의 베트남을 만난다. 분명 기본 전력에서 한국이 앞서지만, 베트남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베트남은 8강에서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시리아를 꺾었다. 이날 500여명이 넘는 베트남 팬들이 자국 국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열띤 응원을 했다. 관중석 한 켠에는 베트남의 대형 국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또한, 'PARK THANK YOU'라는 대형 플래카드도 보였다. 박 감독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박 감독도 팬들의 응원에 부응했다. 베트남과 시리아는 나란히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두 팀이 번갈아 가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지만, 세밀함이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연장 후반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역습으로부터 시작된 득점 장면이었다. 박 감독과 팬들은 환호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선수들의 손을 맞잡고 베트남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박 감독을 향한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기자회견장에서도 박 감독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국 기자들과 베트남 기자들이 고르게 참석했다. 국내 취재진들은 4강 상대를 떠나, 박 감독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그리고 박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 박수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베트남 기자들은 감격에 젖은 듯 했다. 관심은 온통 한국과의 대결에 쏠려 있었다. 박 감독은 침착하게 "나는 울지 않을 것이다.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다. 조국을 너무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현재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다. 베트남 감독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2002년에 월드컵 코치를 할 때는 4강에서 멈췄다. 하지만 이번에는 4강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또 한 번 베트남 기자들의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박 감독은 현장의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축하를 받았다.

'박항서 매직'은 이번에도 아시안게임을 강타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선수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분명 한국이 우세에 있다. 게다가 두 팀이 나란히 8강에서 120분 혈투를 펼쳤다. 그러나 베트남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마치 한국의 2002년을 보는 듯 하다. 그 기세에 눌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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