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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or♥K리그]은수미 성남 구단주 "축구단, 하나된 성남의 상징"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7-29 15:51 | 최종수정 2018-07-29 21:23


사진제공=성남시청

※대한민국 축구의 젖줄, K리그 22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인 12개 구단은 시도민구단이다. K리그1 12개 구단 중 4개(경남 강원 인천 대구), K리그2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성남 아산 광주 부천 안산 수원FC 대전 안양)이 시도민구단이다. 6·13지방선거를 통해 각 지자체의 시장, 시도민구단 구단주가 결정됐다. '축구단은 처음'인 시장님도 있다. 수장의 변화가 축구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조선은 '구단주 시장님의 관심과 열정이 K리그를 바꾼다'는 믿음으로 'Mayor♥K리그'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사진제공=성남시청
"제가 요즘 축구장 전광판에 꽂혔어요."

은수미 성남FC 구단주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가리며 호호 웃는다. 7월1일, 은 시장은 성남의 수장이자 성남FC 구단주로 공식 취임했다. K리그 12개 시민구단 가운데 유일한 여성 구단주. 축구단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쏟을 거란 차별화 된 기대감이 든다.

실제 취임 후 축구단을 향한 은 구단주의 열정은 기대 이상이다. 적극적인 행보로 축구와 팬들의 공기를 느끼고 있다. 시장 취임 일주일 만에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아 팬들에게 인사했다. 8월 일정을 잡을 때도 성남FC의 홈경기를 최우선 고려했다.


사진제공=성남시청
축구장, 모두가 '성남'을 외치는 공간

취임 한 달, 은 구단주의 일정은 매우 빡빡하다. 인터뷰 전날에도 밤 11시까지 야근을 했다. 쉴 틈 없는 일정 속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얼굴에 포진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축구단 관련 업무, 축구장에 가는 일정 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축구단 업무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민과의 소중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은 구단주는 이미 축구단 발전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

"후보자 시절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께서 여러 요구를 보내주셨어요. '탄천을 전용구장으로 바꿔 달라', '지원을 더 해달라'는 얘기 등을 굉장히 많이 해주셨어요. 시민의 요구가 큰 만큼 축구단 일에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는 시민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직접 듣기 위해 수시로 현장을 찾는다. 현장에서는 SNS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장에 가야 (시민의) 얼굴을 뵐 수 있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그래서 축구장에 더 자주 가는 거에요. 시민이 계신 곳에 제가 가야 하니까요. 그곳에서 시민을 뵙고,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저 역시도 축구장에서 함께 응원하고요. 성남FC 홈경기장에서는 모두가 '성남'을 외치잖아요."

하지만 갈 길이 멀다. 더 많은 시민을 축구장으로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당장 개선해야 할 부분이 수두룩 하다. 눈앞의 시설부터 하나둘 고쳐나가야 한다. "제가 봤을 때 탄천종합운동장은 많이 낡았어요. 전광판만 봐도 그래요. 동의해주신다면, 예산이 된다면 하나씩 바꾸고 싶어요."


사진제공=성남시청
성남FC, 축구를 넘어 성남의 이미지를 담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다. 하지만 그 꿈을 누구나 잡을 수는 없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축구단도 마찬가지다. 극복해야 할 대표적인 관건이 바로 돈, 예산이다. 성남FC는 시민구단 특성상 예산을 넉넉하게 사용할 수 없다. 은 구단주는 성남에 터를 잡고 있는 기업들의 후원을 고민하고 있다.

"성남과 축구단이 얼마나 연대하고 있는지, 유대감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한데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축구 경기가 열릴 때 얼마나 가는지, 축구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도 얼마 만큼 성남FC의 향기를 느끼는지요. 성남은 4차 산업을 대표하는 도시지만 판교의 기업들이 성남FC에 관심이 있을까요. 이들이 '사회적기업' 형식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드웨어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필요한 거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하나, 바로 정치 외풍이다. 시민구단은 시장이 구단주인 만큼 선거철마다 정치 문제로 시끄럽다. 실제로 성남FC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산 문제로 난항을 겪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구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구단주가 누가 될지라도) 시민구단으로서 일관성 있게 나갈 수 있는 독립적인 구조, 최소한 경영 마인드가 있는 전문 경영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함부로 손대기가 어려운,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거죠. 이런 합의 등을 공개하고 조례를 바꾸자고 해야죠. 저는 머릿속에서 꿈을 꾸고 있어요. 다만, 길게 볼 생각이에요. '3개월, 그 다음은 올해 내' 이런 식으로요."

은 구단주의 목표는 명확하다. 성남FC를 축구를 뛰어 넘어 성남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만드는 것이다. "탄천종합운동장에 오면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성남은 4차 산업을 선도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터치 하나하나가 굉장히 다르고 신선했으면 좋겠어요. 승패의 문제 뿐 아니고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회자됐으면 좋겠어요. 성남이라는 유대감 속에 성남을 대표하는, '하나된 성남'이 있는, 바로 그 곳이 성남FC였으면 합니다."

그의 등번호는 12번이다. 살짝 진부할지 모르지만 '12번째 선수'라는 의미를 그대로 살려 담았다고 한다. "성남FC가 '하나된 성남'의 상징이 될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남기일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의 이름을 모두 한명씩 다시 한 번 불러보고 싶습니다."

진정성 있는 소통의 마인드. 이 시대 공직자 리더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다. 4차산업의 첨단도시 성남을 새로 이끌게 된 은수미 시장. 그가 성남FC란 매개를 통해 '하나된 성남'의 가치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시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을까. 일단 출발은 힘이 넘친다.


성남=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시민구단주 공통질문 일문일답]

-시민구단의 존재 이유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성남FC는 성남의 유일한 프로구단이면서 시민구단이다. 스포츠의 사회적 기능은 인종, 지역, 빈부격차 등 사회의 여러 갈등을 치유하는 통합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를 매개체로 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과 지역민들의 화합에 기여하고 있다. 성남FC 홈경기장은 모두 함께 '성남'을 외치는 유일한 장소다.

시민구단은 시민이 주인이고, 시민이 구단주여야 한다. 시민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며 감독하는 구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남 시민이 최대 스폰서인 셈이다. 성남FC는 교육, 여가, 문화 등 축구가 갖는 여러 장점을 시민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시민구단으로서 성남 지역사회 통합의 기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K리그 시민구단에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첫 번째는 지역밀착활동이 강화돼야 한다. 시민에게 내가 지지하는, 내가 응원하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성남FC는 2014년 시민구단으로 재 창단 후 지역밀착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커뮤니티 강화 사업을 진행해왔다. 시민구단으로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각 연령층 및 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역밀착 활동과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며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는 유소년 축구 발전 및 투자다. 유소년 축구 저변 확대가 성남FC의 미래 핵심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단에서는 앞으로도 타구단과 차별화된 성남만의 유소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에서는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최고의 인프라를 구축해 성남시가 유소년 축구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축구 보급에 힘쓸 예정이다.

-성남 구단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예산 규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자금 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은?

시민구단은 기업구단처럼 300~400억 원을 집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정적인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재정안정성을 확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남FC가 한 해 성남시에서 지원받는 금액은 70억 원이다. K리그1에서 한 시즌을 운영하는 데 15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할 때 절반 정도의 예산이다. 입장권, 먹거리 수익 등 경기 관련 수익은 미미하고 선수 이적으로 발생하는 이적료도 보장돼 있는 수익은 아니다. 그래서 스폰서 유치가 그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단순히 기업이 축구를 통해 후원의 가치를 얻는다는 것보다는 큰 틀에서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성남FC의 스폰서가 되는 것이다. 우리 구단도 기업주주 유치 등 장기적으로 꾸준히 후원할 수 있는 스폰서를 찾고 있다. 규모는 작더라도 꾸준히 구단을 후원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스폰서가 필요하다. 스폰서와 구단이 함께 공동마케팅을 하고 지속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구단은 정치외풍에 시달려왔는데, 이 때문에 장기적 관점의 일관된 플랜이 불가능했습니다. 과연 정치와 분리된 축구단의 시스템 구축은 가능한 걸까요. 가능하다면 어떻게 만드시겠습니까?

시민구단은 지자체장이 구단주를 맡고 있는 상황이기에 선거결과에 따라 구단주가 바뀌게 돼 태생적으로 정치권과 뗄 수 없는 관계다. 구단이 성공하기 위해선 구단주의 관리와 감독, 지원이 중요하다. 기존 시민구단이 관리 감독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부분이 있다. 이로 인해 독단적인 구단운영의 빌미를 주고, 구단주는 정치적으로 구단을 이용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졌다. 시민이 주인이 돼 함께 구단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 성남FC도 최대한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시민구단 경영을 공채를 통해 선발한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의향은?

프로축구에서 축구가 가장 중요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민구단의 경우 지역 사회와 호흡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최근 축구단을 경영하고 지역과 호흡하기 위해 지역 유력 인사가 대표이사를 맡고 축구 전문 경영인이 단장을 맡는 분리 체제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물론 정답은 없다. 일부 시민구단이 단기적인 성공은 거뒀으나, 장기적인 성공을 유지하고 있는 시민구단은 아직 없다. 시민구단 관중이 평균 1000명대인 상황에서 성급하게 개혁드라이브를 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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