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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의 발품스토리]외질 느낀 '인종차별' 유럽 축구계에 만연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7-24 07:48


ⓒAFPBBNews = News1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메수트 외질(아스널)이 독일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가 내건 이유는 심각했다. '인종차별'이었다. 외질은 "전세계 많은 선수들이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무거운 심정으로 돌아봤다. 인종차별과 무례함을 느꼈다. 나는 독인과 터키,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질은 '터키계'이다. 부모는 터키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했다. 외질은 터키가 아닌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다. 독일어가 모국어이다. 터키의 문화보다 독일의 문화에 더욱 익숙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외질은 철저하게 '이방인'이었다. 독일 주류 사회는 터키계에 대해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우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에 기름을 부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이었다. 외질은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사진을 찍었다. 큰 의미는 없었다. 외질은 자신과 같은 처지인 일카이 귄도간(맨시티)과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눈 뒤 사진을 찍었다. 거창한 이야기도 아니었다.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였다.

그러나 독일인들은 외질과 귄도간을 비난하고 나섰다. 내각 책임제인 독일인의 관점에서 '독재자'로 낙인찍어버린 에르도안과 만나서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일반인들만이 아니었다. 독일축구협회, 전직 독일 국가대표, 독일 미디어까지 외질과 귄도간 비난에 합세했다. 외질은 독일이라는 국가의 적이 됐다. 외로운 상황에서 외질은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다. 외질은 "대표팀이 승리할 때만 나는 독일인이었다. 대표팀이 지면 나는 이민자 취급을 받았다. 인종차별을 당하고 존중받지 못했다.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에 자긍심을 느꼈지만 이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AFPBBNews = News1
사실 유럽 축구계 인종차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럽 내 '백인'들은 축구를 자신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하고 있다. 자신들이 잘라서 유럽 축구가 여기까지 컸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은 여전하다. 축구 현장 곳곳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적 구호는 여전하다. 손흥민(토트넘)도 'DVD'로 통칭되는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구호에 쓴 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흑인 선수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구호는 유럽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독일축구협회(DFB)도 23일 공식 논평을 통해 '인종차별과 연결됐다는 점을 강력하게 부정한다. 독일은 수년동안 통합에 힘썼다. 외질이 인종차별에 충분히 보호되지 않았다고 느낀 점은 유감이다"고 했다. 자신들의 잘못이 전혀 없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유럽 축구 취재 현장에서도 유색인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은 존재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내 런던이 아닌 몇몇 지방 명문 구단은 영국이 아닌 언론사, 특히 아시아계 언론 취재진에 대해 믹스트존 출입도 제한한다. 항의를 하면 별다른 반응도 없다. 대답이 없는 자체가 인종차별이 아니냐고 항의하면 그것을 가지고 되려 협박하는 팀도 있다. 그 팀은 최근 수차례 리그 우승컵도 들었다. 아시아 기업이 스폰서를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종차별적 행위는 알게 모르게 한다. 자신들은 '갑'이자 '백인'이기 때문에 유색인종은 깔아뭉개도 된다는 태도가. 특히 아시아인들이 자신들에게 '돈'을 들고 오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머리 속에 가지고 있다. '오만한 백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항상 경기 전마다 '인종차별 반대(say no to racism)'이라는 플래카드를 든다. 그들은 그 행위 하나로 축구계에 인종차별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종차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FIFA를 포함해 유럽의 리딩 팀들을 이끌고 있는 '백인'들은 그저 '인종차별은 사라졌다'고 믿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것만을 믿을 뿐이다. 유럽도 마찬가지이다. 플래카드를 백만번 들어봐야 바뀔 것은 없다. 유럽 축구의 인종차별적 오만함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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