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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독일전이 마지막일텐데…'벤치워머'들의 현주소는?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6-26 05:52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스웨덴의 조별 예선 첫 경기가 18일 오후(한국시각)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0-1로 패한 선수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6.18/



'(대기선수)조끼 언제 벗어보나….'

러시아월드컵 신태용호에서 어쩔 수 없이 '벤치워머'의 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있다. 한국이 조별예선을 통과해 16강 이후 토너먼트까지 치를 수 있다면 주전의 체력안배 등을 감안해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한국이 세계 1위 독일과의 F조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스웨덴이 패배한 틈을 타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에게 독일전은 러시아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경기일 수 있는 만큼 선수를 기용하는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벤치워머에 모험을 거는 게 쉽지 않다. 그만큼 벤치워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타고난 승부욕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이기에 언제 떨어질지 모를 출격 명령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고, '혹시…'하는 기대감을 포기할 수 없다. 겉으로는 "비록 벤치지만 그라운드 동료들과 '원팀'의 마음으로 함께 뛴다"고 말하겠지만 사람 속마음이란 게 어디 그런가.

현재 신태용호 23명 가운데 러시아월드컵에서 '자주색 조끼'를 한번도 벗지 못한 선수는 총 6명.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비롯, 고요한(FC서울) 오반석(제주) 윤영선(성남) 정승현(사간도스)이다.

사실 골키퍼는 모두 3명을 데리고 가지만 포지션 특성상 부상 등 변수가 희박하기 때문에 나머지 2명의 벤치워머는 예견된 일이다. 다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붙박이 주전이었던 김승규 대신 조현우(대구)가 깜짝 기용돼 주전 구도가 바뀌었다. 조현우는 조별예선 1, 2차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차세대 수문장으로 자리잡았다. 그 사이 김진현은 신태용호의 예비명단 발표 이후 지금까지 6경기(평가전 4경기, 월드컵 2경기)를 치르는 동안 지난 7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4분밖에 뛰지 못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스웨덴의 조별 예선 첫 경기가 18일 오후(한국시각)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신태용 감독과 선수단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6.18/
고요한은 5월 28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오랜 만에 복귀해 78분간 뛰면서 측면 활력소로서 극찬 받았지만 이후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11일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 때 53분을 소화한 뒤 잊혀진 상태다. 다소 둔탁하지만 패스 연결과 기동력이 좋아 그냥 묵혀두기엔 아깝다는 평가가 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넌지시 출전 가능성도 피어오른다. 오른쪽 측면 수비는 물론 수비형,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능 키. 소속팀 서울에서는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도 맡았기 때문에 공격 2선의 변화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나머지 3명은 공교롭게도 모두 중앙 수비 자원이다. 오반석은 온두라스전에서 19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1일) 46분을 뛰었고, 정승현은 온두라스전 71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15분을 소화했다. 근소하게나마 출전 시간이 많았던 이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75분, 볼리비아전 19분을 뛴 윤영선이다.


중앙 수비의 한축인 장현수(FC도쿄)가 1, 2차전 연속 악재를 겪은 게 이들 3명의 벤치워머에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에 뉴페이스처럼 발탁된 이들은 A매치 경험 등에서 장현수에 비교가 안될 만큼 적다. 하지만 장현수는 현재 이른바 '멘붕(멘탈붕괴)' 상태여서 독일전 정상 출전을 강행하기란 쉽지 않다. 독일은 스웨덴 만큼 높이가 좋은 데다, 문전 공중 공략을 선호한다. 3명 모두 1m87의 장현수 못지 않은 높이의 장점을 갖고 있다.

신태용 감독의 그간 용병술을 볼 때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은 벤치워머들. 과연 그들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최종전에서 깜짝 카드로 급부상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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