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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일. 전세계 축구 팬들의 눈이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펼쳐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추첨식에 쏠렸다. 6개월 전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한 조에 묶였다.
뢰브 감독의 '코리아 패싱'은 이달 초에도 이어졌다.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대2로 패한 뒤 뢰브 감독은 한국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 4주 뒤 답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뢰브 감독은 당시에도 한국에 대해 분석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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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뢰브 감독은 정상훈련을 가졌다. 독일축구협회 공식 TV(DieMannschaft)는 이날 러시아 베이스캠프인 모스크바 근교 바툰티키 훈련장에서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이 중계영상에선 선수들이 가벼운 회복훈련부터 미니게임까지 소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왜 감춘 것일까. 우선 준비시간 부족이다. 조별리그 1차전이 끝난 뒤 2차전까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5일이나 됐다. 그러나 2차전을 마친 뒤 최종전을 준비하는 시간은 3일밖에 되지 않는다. FIFA는 선수 보호를 위해 경기 종료 48시간 이후 다음 경기를 진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트릭을 쓴 건 정보전 중 하나다. 같은 날 멕시코에 1대2로 석패한 신태용호는 이날 빗속에서 회복훈련을 실시했다. FIFA에 훈련시간과 선수 인터뷰에 대한 공지를 올렸다. 그러나 독일은 트릭을 썼다. 혼란을 일으켜 한국 취재진수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으로도 보인다.
독일도 숨길 수밖에 없다. 한국보다 분명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지만 정상 전력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을 반드시 꺾어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다. 독일의 조 1위 전략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스웨덴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기사회생했을 뿐이다. 멕시코가 스웨덴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 짓기 때문에 독일로서는 스웨덴과 조 2위 자리를 놓고 16강 진출을 다퉈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전 수비수 제롬 보아텡이 경고누적 퇴장으로 한국전에 뛰지 못한다. 또 전반 중반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루디가 부상으로 교체됐다. 스웨덴의 스트라이커 올라 토이보넨의 발뒷꿈치에 맞아 코피를 계속해서 흘렸다. 결국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0-1로 뒤진 후반 3분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린 마르코 로이스도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뢰브 감독은 "선수들이 스웨덴전 막판 지쳤다. 로이스는 경기 종료 10분 전 경련증세를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보아텡은 결장하게 되고 루디도 코뼈가 부러졌다. 며칠 사이에 회복이 필요하다. 루디는 한국전에 뛸 수 있겠지만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뢰브 감독은 한국전 전력분석을 마친 상태다. 그는 스웨덴전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미 전력분석원이 한국의 앞선 조별리그 두 경기를 분석했다. 이 경기 자료를 토대로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27일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릴 운명의 최종전은 이제 48시간 남았다. 바투틴키(러시아)=스포츠2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