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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 선수단의 중심은 기성용(29)과 손흥민(26)입니다. 기성용은 '주장'이고, 손흥민은 '간판 스타'입니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성용이 형이 후배들을 너무 잘 이끌어주고 있다. 감사하고 존경스럽다"고 했습니다. 손흥민은 기성용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에 큰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기성용은 A매치 100경기를 넘겼고, 이번 월드컵 본선이 세번째입니다.
기성용은 거의 막내였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기성용의 정확한 프리킥이 다른 선수들의 득점으로 이어지곤 했지요. 4년전 두번째 월드컵에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습니다. 월드컵 본선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세번째 월드컵을 맞았습니다. 기성용을 둘러싼 주변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신태용 감독이 구상했던 멤버 구성이 안 됐습니다. 부상자가 속출했고, 붙박이 주전이었던 권창훈 김민재 김진수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습니다. 베테랑 염기훈과 이근호도 부상에 쓰러졌습니다. 국내 두번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스리백(변형) 수비가 무너지면서 3실점 완패했습니다. 볼리비아전 이틀을 남기고 체력훈련을 한 차례 한걸 두고 비난의 소리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볼리비아전을 마치고는 손흥민-정우영의 말다툼 논란이 터져 반나절 정도 시끄러웠다가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일부 축구팬들은 "비공개로 대부분의 전술훈련을 하고 있는 신태용호가 과연 실전에서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 지 궁금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기성용의 호소는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기자분들도 아시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결과가 잘 못되면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고, 비판을 받는건 당연하다. 그러니 선수들이 지금은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 그 다음 결과가 안 좋으면 책임지고 반성하겠다. 하나가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도 기성용의 믹스트존 인터뷰 내용을 SNS에 올려 축구팬들의 성난 민신을 달래고 있습니다.
기성용의 호소는 진정성을 가득 담고 있었습니다. 태극전사들이 처한 심리적인 불안감과 부담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타이밍도 매우 적절했습니다. 자기를 내려놓고 나쁜 팀 분위기를 되돌려 놓은 주장 기성용에게 마음만이라도 큰 박수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레오강(오스트리아)=스포츠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