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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을 잡아야 16강이 보인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48)이 스웨덴 격파를 위한 묘수로 스리백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지난 1일 '가상 스웨덴전'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1대3 패)에서도 예고대로 스리백을 가동했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스리백에서 지켜져야 할 포인트가 무너졌다. 물론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선 다양한 전술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스리백 완성도는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스리백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이틀 밖에 되지 않았다. 남은 2주간 훈련으로 충분히 고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리그에서 스리백을 활용하는 사령탑들은 "스리백은 적어도 1년 정도는 준비해야 선수들이 공수의 개념을 이해하는 전술이다. 아무리 축구지능이 높은 선수들이라고 하더라도 익숙해지지 않으면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입을 모았다.
홍 전무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창조할 당시 김태영 최진철과 함께 스리백을 이끈 장본인. 그는 기존 리베로들과 다른 스타일이었다. 빌드업의 시작점이었다. 공간이 나면 적극적으로 미드필드 또는 공격 진영까지 전진해 대포알 슈팅을 날리기도 한 '포어 리베로'로 활약했다. 홍 전무는 좌우 윙백들을 포함한 스리백 자원들의 완벽한 전술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리백이냐, 포백이냐는 신 감독이 선택할 부분이다. 스리백 조직력 훈련을 하기에 2주는 충분한 시간이다. 다만 얼마만큼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느냐, 못하냐가 관건이다. 감독과 선수가 소통하며 만들어야 한다." 이어 "중요한 사실은 조직력이라는 게 뒤에 있는 선수들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전방 공격수부터의 조직력이다. 물론 최종적으로 골 먹는 것은 수비수지만, 그 앞이 어떻게 되어있느냐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수비수는 공격수보다 수동적이라 늦을 수밖에 없다. 늦지 않기 위해서는 앞 선에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2002년 때 스리백의 호흡도 좋았지만, 앞에서의 역할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변형 스리백'을 선호한다. 홍 전무가 현역시절 보여줬던 '포어 리베로'의 역할을 축구지능이 높고 빌드업 능력이 좋은 기성용 또는 장현수에게 맡길 가능성이 높다. 보스니아전에선 기성용이 공수를 조율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대신 리베로로 출전, 빌드업의 중심축이 됐다. 이에 대해 홍 전무는 "기성용은 이론적인 측면에서 '포어 리베로'가 가능한 선수다. 다만 지금까지 미드필더를 봐 왔던 선수이기 때문에 어색한 것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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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백의 성패는 좌우 윙백의 움직임에 따라 갈릴 수 있다. 2002년에는 강철체력을 겸비한 이영표와 송종국이란 윙백이 있었기 때문에 스리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었다는 것이 축구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대해 홍 전무는 "윙백이 앞에서 역할을 할 것인지, 뒤에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따라 다르다. 이전 경기를 에로 들면, 김민우는 공격적인 윙백이다. 그러니 상대는 크로스로 준비했다. 그런 차이다. 상대 전력에 따라 공격적인 성향을 할 것인지, 수비적인 모습을 보일 것인지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리백에는 빠른 역습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홍 전무는 "기본적으로 수비는 탄탄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공격을 하면 된다. 월드컵에서는 기본적으로 수비를 잘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수비적으로 하면 상대 공간이 많이 나올 것이다. 역습을 해야 한다. 우리가 어디서 압박을 하고 커트를 할 지 잘 선택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 수비 조직은 탄탄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홍 전무는 신태용호의 스리백이 실패하더라도 축구 팬들의 따뜻한 격려를 바랐다. 그는 "국민들은 월드컵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 그래서 항상 '왜 그 때(2002년 한-일월드컵)만큼 하지 못하지'라는 생각을 한다. 솔직히 그런 부분은 떨쳐버려야 한다. 현실은 그 때와 차이가 많다. 당시에는 대표팀이 월드컵을 위해 6개월이라는 시간을 계속 합숙했다. 지금은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았다. 기준을 과거에 두면 앞으로 우리는 월드컵 성적에서 비난받고 끝날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팬들도 짐을 덜어줘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