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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속내, 플랜 변화 속 '통쾌한 반란' 노린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5-14 17:08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월드컵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질문에 답하는 신태용 감독의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14/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월드컵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탭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14/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태용 감독은 14일 태극전사 2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1주일 후 21일부터 태극전사들이 모여 손발을 맞힌다. 이제 서서히 월드컵 분위기가 고조될 시간이 됐다.

신태용 감독은 고민의 연속이다. 코치들이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감독이 내린다. 그리고 책임도 져야 한다. 그는 28명의 선수를 추리는 과정에서 신중을 기했다. 그동안 예선과 친선 경기에서 함께 했던 50여명의 선수를 전부 살폈고, 최종 선택을 앞두고 마지막 현장 점검까지 했다. 그 과정에서 월드컵 본선이 다가오면서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수비수 김진수(무릎)에 김민재(종아리뼈) 그리고 염기훈(갈비뼈)까지 다쳤다. 신태용 감독의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김진수와 김민재는 신태용호 포백 수비의 주축 선수들이었다. 왼발을 잘 사용하는 풀백 김진수는 일단 28명의 명단에 넣었다. 신 감독은 "김진수가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훈련을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 지금은 쉽지 않다. 김진수 부상으로 김민우 홍 철 박주호까지 왼쪽 수비수들이 많이 뽑혔다"고 말했다. 현재 왼쪽 풀백은 붙박이 주전이 없는 셈이다. 김진수의 최종 엔트리 포함이 불확실해지면서 이번 선발에서 수비수가 12명으로 많았다. 오른쪽 풀백 자원은 이 용과 고요한 둘이다. 최근 한국 축구는 확실한 좌우 풀백 선수가 없어 고민이 깊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우리나라 대표팀의 주전 좌우 풀백은 이영표와 차두리였다. 4년전 브라질월드컵에선 윤석영과 이 용이 좌우 풀백으로 나섰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는 부상 때문에 예비 엔트리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신 감독은 김민재를 안고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민재가 빠지면서 또 대타가 필요했다. 오반석이라는 깜짝 카드를 최초로 발탁했다. 오반석의 큰 키(1m89)가 신태용 감독의 마음에 들었다. 첫 상대 스웨덴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장신 수비수가 필요했다. 대신 홍정호 카드를 포기했다.

'왼발 스페셜리스트'이자 경험이 풍부한 염기훈은 월드컵 본선에서 쓸만한 조커 자원이었다. 그렇지만 막판 부상으로 쓸 수가 없게 됐다. 또 대체자가 필요했고, 그동안 A매치가 전무한 젊은 이승우(20)와 문선민을 선택했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유럽파 이청용의 발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본선 개막을 코앞에 두고 3명 선수를 최초 발탁했고, 논란의 소지가 큰 이청용까지 포함시켰다. 그는 "(변화로 인한) 리스크는 분명있다. 부상자가 나오면서 구상했던 플랜A가 플랜B로 바뀔 수 있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이 그동안 준비했던 유력한 플랜A는 4-4-2 포메이션이다. 최전방에 손흥민과 황희찬(또는 김신욱), 2선에 권창훈-기성용-구자철(정우영)-이재성, 포백에 김진수-김민재-장현수-이 용을 배치하는 것이다. 골키퍼는 김승규다.

신 감독은 월드컵 개막 30일 남기고 플랜A 변화 가능성을 말했다. 가능성만 놓고 보면 다시 스리백 카드를 준비할 수도 있다. 신 감독도 스리백 얘기를 했다. 그는 지난 3월 유럽 원정 A매치 때도 스리백을 사용했다가 조직력이 흔들리자 바로 포백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우리 선수들은 스리백에 익숙치 않다. 지금 시점에서 스리백 준비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즘 신태용호와 월드컵을 향한 축구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월드컵 붐업이 안 되고 있다. 또 한국의 이번 월드컵 호성적에도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조별리그 상대 스웨덴 멕시코 독일이 우리 보다 전부 기본 전력에서 앞선다.

신태용 감독은 이런 주변의 '불편한' 시각을 보란듯이 날려버리고 싶어한다. 그는 "주변의 반응을 보면, 3전패 할 것인데 왜 나가냐는 비관적인 말도 많이 하신다. 하지만 잘 헤쳐나가기 위해 코치진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제 '대표팀의 3전패'라는 말을 꺼내시기 전에 '3전승'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번 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귀국해서 축구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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