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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둘 중 한 명이라도 골을 넣었어야 했는데…."
설명이 필요 없는 강원의 이근호와 겁 없는 새내기 이근호의 대결. 시즌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두' 이근호의 동명이인 매치업이 춘천에서 펼쳐진 것이다.
경기 전에는 라커룸 격돌도 있었다. 최순호 포항 감독과 송경섭 강원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소속팀 이근호의 이름을 한 번씩 거론하며 활약을 기대했다.
'두' 이근호의 대결. 팬들만 관심 있게 지켜본 것은 아니다. 이날 경기장에는 차두리 A대표팀 코치와 이민성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가 찾아 두 선수의 경기력을 점검했다. 강원의 이근호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포항의 이근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대결에서 '두' 이근호 중 누구도 웃지 못했다. 강원과 포항은 0대0으로 경기를 마치며 승점 1점씩 나눠 갖는데 만족했다.
경기 뒤 '두' 이근호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강원의 이근호는 "둘 중 한 명이라도 잘했어야 하는데…"라며 "첫 대결이었는데 별로 할 말이 없다. 너무 아쉽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포항의 이근호 역시 "팀이 이기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선배와 대결을 해서 정말 신기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름은 물론이고 포지션까지 같은 두 선수가 만든 흔치 않은 동명이인 매치업. '두' 이근호의 눈은 다음을 향하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