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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세계축구는 '메날두(메시+호날두)'의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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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로마와의 1차전은 살라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살라가 가진 능력을 모두 보여줬다. 전반 36분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기록한 첫 골은 그의 슈팅 스킬을, 전반 추가시간 단독찬스에서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칩슛으로 넣은 두번째 골은 탁월한 오프더볼을 보여준 골이었다. 후반 11분 사디오 마네의 골을 도울때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스피드를, 후반 16분 피르미누의 골을 만들때는 멋진 드리블 능력을 과시했다.
사실 살라가 이같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 기대하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살라는 첼시에서 뛰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리버풀이 살라를 영입하며 쓴 4200만파운드가 과하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살라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식 전술과 만나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알려진대로 클롭 감독은 라인을 극단적으로 올리는 '게겐프레싱'을 트레이드마크로 한다. 라인을 위로 올린만큼 작은 공간에서 곧바로 역습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난 살라가 완벽히 뛰어놀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셈이다. 물리적인 스피드 뿐만 아니라 생각의 속도까지 빠른 살라는 쇼트카운터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최적의 환경에서 최고의 기량을 과시한 살라는 올해 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PFA) 선정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았다.
살라의 맹활약으로 발롱도르 지형도 역시 요동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든 지난 10년간 발롱도르는 '메날두' 천하였다. 메시, 호날두 외에 2위안에 든 선수도 2010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유일했을 정도. 살라가 리버풀을 UCL 우승으로 이끈다면,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이변이 연출될 수도 있다. 그만큼 지금 살라의 기세는 무섭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