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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계연맹전]개교 첫 우승 청주대, 조민국 감독 열정 통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3-01 14:26



청주대가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사상 첫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조민국 감독이 이끄는 청주대는 28일 경남 통영공설운동장에서 가진 성균관대와의 제54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에서 1대1로 비긴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앞서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지난 1946년 개교해 1973년 축구부가 창단한 이래 대학연맹전에서 얻은 첫 우승이다.

그동안 청주대는 대학 무대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다. 쟁쟁한 수도권팀에 밀려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였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 조 감독이 취임하면서부터다. 현역시절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렸던 조 감독은 고려대와 울산현대미포조선을 오랜기간 이끌면서 수 차례 우승을 거둔 지도자다. K리그 울산 현대를 거쳐 청주대에 부임할 때엔 어려움을 겪으리란 예상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을용 코치(현 FC서울 2군코치)를 데려오면서 차분하게 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반전형을 거쳐 입학한 학생들을 끌어 모아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 코치가 떠난 뒤에는 신수진 코치가 바통을 넘겨 받았고 결국 이번 대회 우승이라는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승부차기 때 벤치를 서성이던 조 감독은 우승이 확정되자 비로소 웃음꽃을 피웠다. 조 감독은 "좋은 팀에서 우승할 때와 지방 학교에서 이렇게 우승할 때와는 감회가 남다르다"며 "결승에 올라와 우승한게 우리 선수들에겐 큰 자부심이 될 것이다. 자신감을 얻게 된 것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승부차기에서) 이길 줄은 알았다"고 활짝 웃은 뒤 "성균관대가 앞선 3경기서 승부차기를 잘 하고 올라왔다. (승부차기 중간에)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했는데 골키퍼가 잘 해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이을용 코치가 2년 동안 팀을 잘 만들고 FC서울로 갔고 이후 공백과 부진이 있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32강 진출 정도가 목표였다. 결승에 올라 우승하기까지 신수진 코치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칭찬해주고 싶다"고 제자에게 공을 돌렸다. 적장인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을 두고는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운영이나 빌드업 과정 모두 좋았다. 설기현이라는 지도자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 시대에 맞는 지도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번 춘계연맹전에 참가한 팀은 총 76개에 달한다. 대학축구의 올해 상반기 전국구 대회에서 차지한 우승이 청주대에겐 남다른 자신감으로 다가올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전력 면에서 '강팀'이라는 수식어를 붙일만한 상황은 아니다. 조 감독은 "수 년간 다져온 선수들이 성장했고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앞으로 다른 선수들이 우리 학교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짚었다. 미래에 대한 '욕심'은 소박했다. "사실 내가 더 이상 욕심낼 것은 없다. 우리 선수들이나 코치 제자들이 좋은 길을 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통영=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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