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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가와사키 간의 201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2차전. 가와사키가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을 바라보던 관중들 사이에서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가와사키 골문을 지키던 정성룡이 공격에 가담한 것. 마지막 순간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골문을 비우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하지만 두 차례 이어진 가와사키의 코너킥 찬스는 울산 수비에 막혀 무위로 돌아갔고 경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오니키 도루 가와사키 감독은 "나와 선수(정성룡)의 의견이 일치했다. 마지막 플레이 상황이었고 득점을 노려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성룡은 실점 장면에 대해 "경기 중 실수가 나올 수도 있다"며 "결과적으로는 내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할 수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제일 아쉬운 것은 팀이 승점을 얻지 못한 것"이라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다음 경기에 잘 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오랜만에 선 국내 무대에서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성룡은 믹스트존을 빠져나간 뒤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으며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정성룡은 "일본 생활을 하면서 팬들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