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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현장스케치]눈내리는 올드 트래퍼드, 푸른 함성으로 가득했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7-12-11 10:12


올드트래퍼드(영국 맨체스터)=김장한 통신원

[올드트래퍼드(영국 맨체스터)=김장한 통신원]맨체스터 피카딜리역은 붉었다. 하지만 올드트래퍼드는 푸른 함성으로 가득했다.

맨체스터더비가 10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렸다. 맨유와 맨시티가 격돌했다. 맨시티가 2대1로 승리했다. 맨시티는 승점 46을 확보했다. 2위 맨유(승점35)에 11점차로 앞서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맨체스터 더비 그 현장 기록이다.


ⓒAFPBBNews = News1
맨체스터 피카딜리역은 붉었다. 런던을 비롯해 영국 곳곳에서 온 '맨유'의 팬들로 가득했다. 맨체스터의 첫 인상은 '레드'였다. 올드트래퍼드로 향하는 트램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서울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비수 정인환이었다. 시즌을 마친 그는 이 경기를 보기 위해 올드트래퍼드까지 왔다. 눈이 많이 와서 잔디가 어떨지 걱정했다. 현역선수다운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장 앞. 맨시티 팬들은 경찰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으며 얌전하게 원정출입구로 향했다. 맨유팬들도 그들의 길을 막지 못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맨유 팬들 중 일부는 조롱섞인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번에는 꼭 이긴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이 경기 전 1위 맨시티와 2위 맨유의 승점차는 8점이었다. 맨유가 이기면 5점까지 좁혀지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우승을 놓치지 않는다는 무리뉴 감독 부임 2년차였다. 맨유 팬들의 기대는 너무나도 컸다.


ⓒAFPBBNews = News1
전반 43분 다비드 실바(맨시티)의 골이 터졌다. 1초 정도 정적이 흘렀다. 7만 4000명의 관중이 일순간 조용했다. 득점한 골대 반대편에 앉은 맨시티 원정팬들도 바로 반응하지 못했다. 1초 후 맨시티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4분 후 마커스 래시포드(맨유)가 동점골을 넣었다. 이번에는 정적이 없었다. 맨유 팬들은 서로 부둥켜 안았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렸다. 햄버거와 맥주를 먹으러 매점으로 가는 대신 노래를 부르며 동점골을 만끽하는 맨유 팬들이 많았다.


ⓒAFPBBNews = News1
7만 4000명 관중들 입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린 선수는 '로멜로 루카쿠'였다. 루카쿠는 경기 내내 부진했다. 특히 후반 9분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수비에 가담했던 루카쿠는 볼을 멀리 차내려 했다. 공교롭게도 바로 앞에 있는 크리스 스몰링의 몸을 맞았다. 볼은 니콜라스 오타멘디 앞으로 왔다. 오타멘디가 너무나도 쉽게 골을 넣었다. 결승골이었다.

루카쿠의 부진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43분 실바의 골에서도 루카쿠의 아쉬운 수비가 있었다. 오타멘디와 헤딩볼을 경합하다 제대로 볼을 걷어내지 못했다. 첫 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공격에서도 아쉬웠다. 후반 20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했다. 좋은 찬스였음에도 골문 안으로 넣지 못했다.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도 맨유 팬들 사이에 있으면 말투와 표정으로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느낄 정도다. 루카쿠는 영어나 한국어나 같으니 말이다. 옆에 앉았던 런던 유학생 중국인 알렉스는 맨유의 오랜팬이다. 런던에서 맨체스터까지 갔으나 경기에 상당히 실망한 모습이었다. 그도 역시나 루카쿠를 원망했다. 이유를 묻었다. "경기를 보지 않았느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AFPBBNews = News1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팬들과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맨시티 팬들은 가만히 있었다. 소리높여 응원가를 불렀다. 푸른 함성이 올드트래퍼드를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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