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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인생 첫 우승에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은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나는 실패한 지도자였다. 과감하게 나를 선택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시즌 중 내가 그릇된 판단을 할 때도 잘 따라준 코칭스태프, 선수단,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뒤에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우리 선수들 마지막까지 한 마음 한 뜻으로 임한게 우승으로 이뤄진 것 같다. 정말 고맙고 기쁘다"고 말했다.
-우승 소감은.
오늘 경기는 평가보다는 우리가 잘 버텼다고 본다. 상대 공격이 거셌지만 우리도 몇 차례 찬스를 잡았다. 실점하지 않고 우승해 너무 기쁘다. 팬들께 고맙다. '별을 달아주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어 정말 기쁘다.
-감독 입문 3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했는데 소회는.
지난 3년간 많이 배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성공, 실패가 한끗차이다. 실패도 있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야 한다고 본다. 항상 도전해 나아갈 것이다. 인천 시절부터 롤러코스터를 탔다. 어려운 팀에서 열심히 해주는 선수들과 함께 나아갔다. 매 경기를 할 때마다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다. 지금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 나아갈 것이다. 울산 역시 이 우승이 시작이라고 본다. 앞으로 도전해 나아갈 것이다.
-울산 창단 34년 이래 FA컵 첫 우승이다. 우승 비결은.
운도 좀 따라준 것 같다(웃음). 대진 뿐만 아니라 경기를 앞두고 부상 선수들이 모두 회복이 됐다. 목표의식도 확고했다. 상위 스플릿 연패 와중에도 FA컵이라는 목표를 정조준 했다. 어려운 시기에서 분위기를 빨리 바꿀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선수들 덕이다.
-가장 빨리 시즌을 시작해 마지막에 끝나는 팀이 됐다. 기승전결을 따져봤을 때 이야깃거리가 있다면.
부임 뒤 많이 바빴다. 선수단을 만들기도 전에 실패를 맛봤다. 나도 '이게 내게 맞는 그릇인가'라는 고민이 컸다. 또다시 실패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전남에 0대5로 패한 뒤 가시마에게 0대4로 졌다. 크게 한방 맞은 느낌이었고 정신이 아득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린다면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줄 것으로 봤다. 우리 선수들을 보면 대표 선수가 한명도 없다. 하지만 하나된 팀이 됐다. 여러가지 힘든 상황이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11월 A매치 2연전 관람이 우리 팀의 분위기를 잡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한번 ACL 도전 기회를 얻었다.
FA컵 우승으로 ACL 티켓을 얻었다. 참가에만 의미를 둔다면 또다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선수들도 다시 재정비를 하고 투자도 필요할 것이다. 조별리그 통과가 아닌 우승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 한 차례 경험을 해봤다. 한국 대표로 ACL에 나서는 것이다. 마음가짐 뿐만 아니라 경기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인천에서 물러난 뒤 독일 유학을 했는데, 어떤 부분을 눈여겨봤나. 올 시즌 뒤 계획은.
독일에서 '간격 유지'를 주목했다. 공수 라인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압박의 거리나 간격 등 여러가지 부분을 봤다. 시즌 동안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인 원동력이었다. 시즌이 끝났지만 바쁘다(웃음). 베트남에서 친선경기 일정이 잡혀 움직여야 한다. 시간이 된다면 좀 더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웃음). 좋은 경기력은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자세가 올 시즌 많이 바뀐 것 같다. 발전한 선수도 있지만 발전해야할 선수도 많다. 누구 한 명을 찍기는 어렵다. 다들 열심히 해줬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선수들도 뒤에서 열심히 해줬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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