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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는 패배와 다를 바 없었다. '작은 거인' 심동운이 가까스로 살린 포항의 스플릿 그룹 A행의 불씨를 수비가 날렸다.
포항은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상주 상무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에게 버저비터 골을 얻어맞아 2대2 비겼다.
이날 포항은 최정예 멤버를 가동했다. 효과는 전반 10분 만에 나타났다. 오른쪽 코너킥을 손준호가 백헤딩으로 넘겨주자 문전에 있던 룰리냐가 그대로 꽂아넣어 기선을 제압했다.
경기 주도권은 포항이 쥐었지만 전반 33분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무랄랴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김태환을 걸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주민규가 골망을 흔들었다.
운도 따르지 않는 듯 보였다. 전반 44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아크 서클로 이동한 룰리나의 오른발 슛이 오른쪽 골 포스트에 맞고 튕겨나왔다.
포항에게 무승부는 패배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상주의 매서운 공격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후반 13분과 후반 15분 홍 철의 두 차례 크로스를 김호남이 헤딩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나고 노동건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포항은 후반 중반부터 상주를 다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후반 21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수비수 뒷쪽으로 파고들던 완델손이 왼발 논스톱 슛을 날렸지만 왼쪽 골 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29분에는 코너킥 이후 무랄랴의 패스를 배슬기가 논스톱으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33분에는 수적 우위를 점했다. 아크 서클에서 상주의 미드필더 이종원이 무랄랴에게 깊은 태클로 퇴장을 당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심동운의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포항은 후반 39분 다시 앞서갔다. 강상우의 크로스를 1m85의 윤영선을 앞에두고 1m69에 불과한 심동운의 헤딩 슛이 골키퍼에 맞고 골 포스트에 맞고 흐른 것을 재차 달려들어 다이빙 헤딩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포항의 승리가 눈앞으로 다가온 듯 보였다. 그러나 날벼락이 쳤다.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문전 혼전 상황에서 주민규가 바운드를 절묘하게 이용해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포항은 뒷심 부족에 2년 연속 스플릿 그룹 A에 진출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