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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으로 가겠다던 백승호, 왜 스페인 내 이적을 택했을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8-21 10:34



'코리안 사비' 백승호(20)가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스페인 내 이적이었다. 행선지는 지로나FC로 알려졌다.

21일 유럽축구 소식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백승호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승격한 지로나의 B팀(2군) 격인 페랄라다에서 올 시즌을 임대 신분으로 뛰기로 했다. 이후 2018~2019시즌부터 지로나 1군에 합류하기로 계약서상에 명시했다.

지로나는 창단 88년 만의 처음으로 프리메라리가로 승격한 무명 팀이다. 지로나 B팀은 세군다 B(3부 리그)에 속해 있는 페랄라다와 연합을 이루고 있어 백승호가 임대 기간 뛰게 될 무대는 3부 리그가 될 전망이다.

백승호의 이적은 기정사실이었다. 지난 6월 말 바르셀로나 B(2군)가 세군다 디비전(2부 리그)으로 승격하면서 비유럽 출신 선수를 두 명밖에 출전시키지 못하는 규정에 사로잡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마친 뒤 재활을 몰두했던 백승호는 6월 말 스페인으로 건너가 7월 중순 바르셀로나 B 프리시즌에 소집됐지만 이미 구단과는 다른 팀을 알아보기로 합의됐다.

그런데 이적에 걸림돌이 발생했다. 바르셀로나 측은 계약 연장 후 임대 이적을 원했다. 또 새 둥지도 셀타 비고, 마요르카, 코르도바 등 구단의 제안에 따르길 원했다. 이에 대해 백승호 측은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백승호 측은 유럽이 아닌 타국 리그 이적도 고려했었다. 실제로 미국과 호주에서도 제안이 왔었다. 역시 조건은 협상하기 나름이지만 A팀 직행 또는 B팀 합류 뒤 A팀 승격이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백승호에게 가장 절실했던 건 출전시간이었다. 클럽의 이름 값은 중요하지 않았다. 프리시즌에서 끌어올린 몸 상태를 경기를 뛰면서 유지할 수 있는 팀을 물색했다. 그러면서 적응 변수가 큰 타 리그 이적보다는 스페인 내 이적을 더 우선 순위에 두게 됐다. 그리고 이미 스페인 현지 매체에 의해 보도가 된 바 있는 지로나 2군행을 택했다.

그 사이 바르셀로나 측과 이적 형태를 두고 결론이 났다. 이적을 허용한다는 것이었다. 단 이적할 팀에서 백승호의 이적료를 지불해야 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B 소속이라 최소 바이아웃이 1200만유로(약 16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FIFA 징계로 3년여간 경기를 뛰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도 U-20 월드컵 출전으로 후베닐 A(18세 이하) 경기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선수에게 1200만유로를 주고 데려갈 팀은 없었다. 이 부분도 협상을 통해 확 낮춘 것이 지로나로 이적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백승호는 경기감각을 최고로 끌어올릴 경우 지로나의 1군 호출도 받을 수 있다. 꿈에 그리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거로 탄생할 수 있게 된다.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1부 리그를 누빌 기회는 없어졌지만 자신에 맞는 옷을 입고 제대로 비상할 시간이 주어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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