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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왜 제주의 연고이전 루머가 나왔는지부터 살펴보자.
그렇다면 이제 제주 구단의 속내를 알아보자.
제주는 이번 연고이전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성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연고이전에 관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석수 대표이사는 "당사자 중 이전 혹은 해지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그대로 계약이 연장된다. 용인시가 우리에게 관심을 보였을지는 모르지만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우리가 먼저 해명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그랬다. 제주는 2016년 1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SK하이닉스가 있는 경기도 이천시로의 연고이전 루머가 돌았다. 당시에도 제주는 이렇다할 해명 대신 재계약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제주는 올 시즌 종료 후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차릴 예정이다.
결론은 나왔다. 제주는 연고 잔류를 원한다. 이제 공은 제주도에게 넘어갔다.
제주도청 관계자 역시 "제주 구단의 잔류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도 제주 구단이 계속해서 제주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제는 양 측 간 이견이 있다는 점이다. 제주는 현재 연고지 여건, 특히 관중 동원 문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제주는 그간 관중 동원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2014년엔 대통령 표창인 스포츠산업대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관중 동원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전면 유료화를 선언한 올 시즌에는 성적향상에도 불구하고 관중수가 더 줄었다. 서귀포시의 적은 인구와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부족한 접근성은 프런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제주 구단은 이에 대한 지원을 원하고 있다. 단순한 이벤트 유치 혹은 행정적 지원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제주 구단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제주시로의 이전이다. 제주시는 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아 제주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매시즌 제주 성적의 발목을 잡는 지긋지긋한 여름징크스, 원정징크스까지 해소할 수 있다. 문제는 경기장이다.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기도 했던 제주종합운동장은 항공기 이동문제로 조명탑을 세울 수 없다. 제주시에 있는 여러 구장을 리모델링 할 수도 있지만, 베스트는 1만에서 2만명 규모의 전용구장을 짓는 것이다. 물론 여러가지 검토가 필요한 문제라 쉽게 말하기는 어렵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제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제주 구단의 연고이전설은 매 재계약 기간마다 반복되고 있다. 문제를 원천봉쇄하는 길은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 실행하는 것 뿐이다. 결국 키는 제주도가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