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대구는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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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무기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연계 플레이였다. 정우재 김동진 등 스피드를 갖춘 측면 자원들이 좌우를 흔들고, 중앙의 김선민 류재문이 빌드업을 도맡는다. 핵심은 세징야다. 기술과 패스, 슈팅까지 탁월한 세징야는 예리한 침투패스와 기습적인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대구 공격을 이끌었다.
측면-중원-세징야로 이루어지던 대구 공격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주고 받는' 플레이가 실종됐다. 공을 잡은 선수 주변에 동료들이 없다. 간격이 멀다. 무리한 드리블이 많아졌다. 도중에 차단되면서 상대에 역습 빌미를 제공하는 횟수 또한 급증했다. 공격은 무뎌지고 수비가 헐거워진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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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진을 거듭 중인 대구였지만, 인천전을 앞두고 기대감이 있었다. '해결사' 에반드로가 부상에 돌아왔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다.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아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컸다. 최전방에서 버텨주질 못했다.
대구는 측면과 중원의 기동력이 좋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공격한다. 에반드로가 최전방에서 공을 지키고 버텨주면서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이 틈을 측면, 2선 자원들이 파고들어야 한다. 하지만 에반드로는 버티고 싸워주는 유형과는 거리가 멀다. 득점에 특화된 공격수다.
때문에 이 역할을 레오, 세징야 등이 해왔다. 레오, 세징야는 분명 수준급 기술을 갖춘 공격수들이다. 수비수 1~2명을 벗길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레오와 세징야도 상대 위험지역에서 더 빛을 발하는 선수들이다. 상대 수비를 끌어 모으는 역할에만 치중하는 것은 '재능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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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젊다. 정승원 김대원 홍승현 김우석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즐비하다. 매력적인 부분이다. 분위기를 타면 무서울 게 없다. 하지만 클래식 무대에서 대구는 '도전자'다. 기회보다는 위기가 많은 팀이다.
어린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위기에 강하지 못하다.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분위기에 휩쓸리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필요한 게 '경험'이다. 어린 선수들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하다.
주장 박태홍의 나이가 26세다. 김선민 한희훈도 각각 26세, 27세다. 대구의 구심점을 도맡아야 할 세대. 하지만 이들 모두 클래식 경험이 부족하다. 기량이 뛰어나지만 챌린지와 일본 무대에서 주로 뛰었던 선수들이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갖춘 수준급 자원을 수혈해야 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