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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열흘 사이의 일이다.
감당조차 힘든 삼중고에 제주의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 모두 망연자실이다. 조성환 감독은 '멘붕'에 빠졌고, 선수단도 의욕을 잃어버린 듯 하다. 제주를 잘 아는 관계자는 "활기찼던 훈련장 분위기가 최근 일련의 사태로 눈에 띄게 힘이 빠졌다"고 털어놨다. 사태 해결을 위해 분주한 프런트도 부지런히 움직이지만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제주는 전신 유공 시절까지 포함하면 K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구단 중 하나다. 하지만 제주를 명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성적도, 투자도, 색깔도 특별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지금이 그 기로다. 지난 몇년간 제주는 꾸준히 발전해 왔다. 박경훈 감독 시절 공격축구와 신선한 이벤트를 통해 괜찮은 색깔을 만들었고, 조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아 성적을 더했다. 올 시즌 적극적인 투자까지 이어지며 '강팀'이라는 이미지가 조금씩 쌓이고 있다.
지금 제주는 분명 위기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실망한 팬들에게 더 고개를 숙여야 한다. 징계에 대해서도 냉정히 대처해야 한다. 초반 쌓은 성적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오히려 지금 투자를 해야 한다. 선수단은 위기의식을 갖고 더 열심히 땀을 흘려야 한다. 코칭스태프도 승리만을 바라봐야 한다.
지금의 아픔은 강팀이 되기 위한 성장통이다. 승리DNA가 새겨질때 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시간 동안 지금 보다 더 큰 위기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성장통을 얼마나 잘 넘기느냐가 중요하다. 잘 아파야 더 건강해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