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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야드/ K리그 클래식/ 포항스틸러스 vs 제주유나이티드/ 포항 양동현 득점,단체/ 스승의날 기념 감사 큰절/ 골 세레머니/ 사진 김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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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라운드를 치르는 최순호 포항 감독의 전략은 명확했다. "우리는 아직 만드는 단계다. 이럴때 이런 저런 주문을 하면 선수들이 헷갈려 한다.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대로 첫 11경기를 치르겠다."
1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포항은 오히려 평소보다 공격적인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이승희 황지수 같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제외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강한 무랄랴를 투입했다. 경기 전 만난 최 감독은 "어차피 첫 라운드 목표는 초과 달성했다. 져도 상관없으니까 우리가 하려는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물론 두 가지 속내가 숨어 있었다. "다들 제주와 상대하면 내려서더라. 역발상으로 더 공격적으로 하면 상대도 당황할 것이다. 또 홈에서는 우리가 좋은 플레이를 해야되지 않겠나."
최 감독의 의도는 100% 적중했다. 지난 6일 서울전에서 극적인 역전승(3대2)으로 4연패를 끊은 포항은 이날 '리그 최강' 제주를 맞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의 막강 공격을 상대로 수비는 안정감이 넘쳤고, 공격에서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제주는 포항을 맞아 올 시즌 들어 가장 부진한 전반전을 보냈다. 후반 들어 경기는 뜨거워졌다. '포항의 에이스' 양동현이 울리고 웃겼다. 초반 6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펄펄 날던 양동현은 최근 4경기에서 침묵했다. 포항도 양동현의 침묵과 함께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득점포를 재개할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후반 10분 권완규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하지만 양동현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14분 룰리냐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세명을 제친 후 침착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양동현은 득점 후 스승의 날을 기념해 최 감독에게 큰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지만 포항의 리드는 길지 않았다. 18분 안현범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마르셀로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팽팽한 흐름 속 전광판 시계는 멈췄다. 모두가 무승부를 예상하던 순간, 포항이 또 한번 스틸야드를 뜨겁게 했다. 김광석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을 성공시켰다. 최 감독과 선수단은 모두 끌어안으며 짜릿한 승리를 만끽했다. 생각대로 이루어진 승리에 최 감독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최 감독은 "정말 오늘은 우리가 의도한대로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순간순간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서 상대의 기회를 잘 차단했고,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완벽하게 했다고 평을 하고 싶다. 조금 더 안정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포항은 이번 승리로 3위로 뛰어올랐다. 당초 강등권 후보로 평가받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선전이다. 제주전 승리로 향후 리그 운영에 여유를 갖게 됐고, 무엇보다 다시 한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제주전 승리가 남긴 두가지 선물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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