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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했던 '현대家 더비' 불꽃만 튀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5-14 16:52





올시즌 첫 '현대家 더비'에서 웃은 자는 없었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1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년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서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양팀 모두 최근 대패의 위기를 겪고 회생의 길을 걷고 있는 길목에서 만났지만 득점없이 비긴 것에 만족했다. 불꽃만 튀었고 전북과 승점 동률(20점)을 노리려던 울산은 연승 행진도 '3'에서 멈췄다.

'현대家' 집안끼리 대결이지만 다소 어색한 만남이었다. 작년 겨울이적시장에서 맞트레이드된 선수들이 서로 친정팀을 겨눴다.

작년 12월 울산과 전북이 단행한 트레이드는 이재성-이 용을 이종호-김창수-최규백과 바꾼 것이었다. 이날 첫 맞대결에서는 울산 이종호가 최전방 원톱으로, 김창수는 왼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최규백은 벤치 대기했다. 전북서는 부상 중인 이 용이 빠진 대신 이재성이 중앙 수비에 섰다. 여기에 지난해 울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김신욱이 이종호와 같은 포지션에서 화력 경쟁을 펼쳐 어색함은 더했다.

울산으로 이적한 3총사는 이날 경기 전 최강희 전북 감독을 찾아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단다. 최 감독은 "이종호가 특히 전북 만났다고 의욕이 넘치는 것 같아 어깨를 지긋이 눌러줬다. 오늘만 살살 하라고 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최 감독의 경계심이 틀리지 않았다. 이종호는 전북전을 벼르고 나온 듯 경기 초반부터 맹호처럼 뛰어다녔다. 왼쪽 날개 오르샤까지 최상 컨디션이라 이종호의 파이팅은 더욱 도드라졌다. 이종호는 전반에만 슈팅 3개(유효 2개)를 시도할 정도로 투지를 드러냈다. 전반 13분에는 결정적인 슈팅이 하필 자신과 맞바뀐 이재성에게 막히는 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반대쪽 이적생 김신욱은 눈길을 끌지 못했다. "울산의 연승 상승세를 막기 위해서는 선제골을 먹지 않는 게 우선 중요하다"는 최 감독의 말대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한 까닭에 김신욱으로의 연결이 거의 없었다. 울산 중앙 수비 리차드와 강민수의 집중 마크도 빡빡했다. 김신욱은 42분이 돼서야 첫 슈팅을 시도했다.


의도한 대로 전반을 무사히 넘긴 전북이 후반 들어 공세를 높여나갔다. 울산이 먼저 과감한 교체카드를 꺼냈다. 11분 관심 선수 이종호를 빼는 대신 김인성을 투입해 전북의 스피드에 물타기를 시도했다.

그러자 전북이 맞불을 놨다. 15분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이 에델 대신 출격했다. 3개월 간의 정강이뼈 부상을 딛고 올해 첫 출전이었다.

오랜 시간 쉬었지만 재치있는 돌파와 킬패스 솜씨는 여전했다. 전북은 25분 이동국까지 투입하며 고삐를 더욱 조여맸다. 울산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오르샤를 불러들이는 대신 코바를 투입해 빼앗기 기세를 다시 되찾으려고 했다. 결국 양팀의 기싸움과 수싸움 너무 팽팽했을까. 손에 땀을 쥐는 장면만 계속 연출했을 뿐 골은 터지지 않았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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