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죄송합니다."
지난 7일 밤 윤정섭 대전 대표이사의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렸다. 메시지를 보낸 이들은 대전 선수단. 이날 대전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2부리그) 10라운드에서 0대2로 완패하면서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단순히 연패 부진을 모면하기 위한 사죄가 아니었다. 윤 대표는 지난 3월 30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 시즌 시작 한 달 만에 '성적부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적은 명분일 뿐 정치권의 외압이 진짜 이유<스포츠조선 3월 31일자 보도>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고, 결국 윤 대표이사의 사표가 반려되면서 논란은 사그러 들었다. 이런 와중에 대전이 연패에 빠지면서 다시금 '윤 대표이사 책임론'이 대두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사죄문자'는 이런 우려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물이다.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대전은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경남서 30개에 달하는 공격포인트를 합작한 크리스찬, 이호석을 동시 영입했고 김진규 강승조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데려와 전력을 꾸렸다. 2000년대 중반 '축구특별시'로 불리던 시절 공헌했던 이영익 감독까지 영입하면서 승격을 정조준 했다. 윤 대표이사가 최적의 선수단 구성을 지원하면서 얻은 결과물이다. 시즌 초반 부상, 징계 문제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으나 내용은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곧 반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크다.
축구계 관계자는 "대전 입장에서는 답답할 것이다. 내용은 나쁘지 않은데 한 번 흔들리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클래식에서 6연패를 당하다 4연승 중인 전남처럼 '바닥을 치는' 계기만 마련되면 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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