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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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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현역 시절 리그 최강의 오른쪽 풀백으로 통했다. 1986년 수비수 최초로 K리그 축구선수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K리그 30주년을 맞아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베스트 11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독보적인 포인트가 이를 입증한다. 1987년 3골 6도움, 1991년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1강 전북의 '왼쪽 풀백' 김진수는 올시즌 전북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출정식에서 호기롭게도 최 감독의 기록을 목표 삼았다. "감독님의 기록 한번 깨보겠다"고 했다. K리그 클래식 전남과의 개막전부터 프리킥 골맛을 보더니 파죽지세다. '왼발 프리킥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0대0으로 비긴 3라운드 인천전에서만 침묵했을 뿐 5경기에서 매번 포인트를 올렸다. 2라운드 수원전(2대0승)에서 날선 프리킥으로 이재성의 골을 도왔고, '전설매치' 4라운드 서울전에선 프리킥골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5라운드 강원전(1대1무)에선 김신욱의 골을 도왔다.
16일 6라운드 상주상무전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기록 경신' 이야기가 나왔다. 최 감독은 사뭇진지한 표정으로 "내 기록을 넘어설까봐 걱정이다.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방법이 있다. 못 뛰게 하면 된다. 박원재를 뛰게 하면 된다, 국태정도 있다"고 농담했다. "이렇게라도 약올리는 것"이라며 빙긋 웃었다.
2-0으로 앞선 상주전(4대1승) 후반 22분 프리킥 찬스, 또다시 김진수의 왼발이 번쩍 빛났다. 낮고 빠른 궤적으로 뚝 떨어진 볼을 오른쪽 골대 옆에서 자리잡은 에델이 날렵하게 밀어넣었다. 6경기만에 2골 3도움을 달성했다. 벌써 최 감독 기록의 절반을 조기달성했다. ' 5골-6도움' 이상을 기록한다면 최 감독의 기록을 뛰어넘는다. 김상식 코치 등 스태프들은 "진수가 감독님 기록 깰 것같은데요"라는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최 감독도 내심 이 내기를 즐기는 눈치다.
최 감독은 도전적인 김진수를 매경기 믿고쓴다. 사이드라인을 쉴새없이 오르내리고, 프리키커를 자청하고, 롱스로인을 있는 힘껏 내던져올리고, 팬들과 한몸이 돼 "오오렐레~"를 외치는 이 어린 선수의 도전, 열정과 패기를 높이 산다.
최 감독은 "진수는 도전적인 선수다. 공격적이다. 밖에서도 훈련장에서도 경기장에서도 그렇다. 전북에서 10년은 뛴 선수 같다"고 했다. "축구선수는 그래야 한다. 착한 것은 소용없다. 소심해서는 안된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선수가 팀 전력의 50% 이상을 바꿀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기장에서 투사가 돼야 한다. 유럽에서는 유소년때부터 그런 멘탈 교육을 시킨다. 얌전하고 수줍은 아이들이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눈빛이 달라진다. 김진수, 김신욱도 그렇다. 그라운드에만 들어가면 투사가 된다. 큰소리로 표현하고 승부욕을 드러낸다. 그런 부분이 팀 전체에 자극이 된다. 11명 모두가 투사가 되면 엄청난 에너지가 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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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무전 대승 후 김진수와의 '기록 내기'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김진수가 또 포인트를 기록했다. 조만간 감독님 기록을 깰 것같다"는 말에 최 감독은 그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따라잡을 것같으면 안 뛰게 하는 걸로 해야겠다.(웃음) 진수하고 '딜'을 해야할 것같다"고 답했다.
김진수에게 최 감독의 '딜' 제안을 전달했다. 김진수답게 패기만만한 답변이 돌아왔다. "감독님의 기록을 목표 삼아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것 같습니다. 감독님의 기록을 깨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면 꼭 경신하고 싶습니다. 감독님과의 '딜'이 필요하다면 언제나 감독님의 의견을 존중하고 따를 겁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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