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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른다. 그렇게 흐른 세월 속에 어느덧 막내는 맏이로 성장해 대한민국 동계스포츠를 이끌고 있다.
7년 전 밴쿠버에서 '막내' 뻘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이들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맏이'로 또 한 번의 금빛 레이스에 도전한다.
'빙속여제'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에 이어 2014년 소치에서도 월드 챔피언에 오르며 최정상급 기량을 발휘했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도 마찬가지다. 이승훈은 20일 일본 홋카이도의 오비히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000m에서 아시아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동안 주춤했던 쇼트트랙의 이정수(28) 역시 최근 부활을 선언하며 평창을 더욱 밝히고 있다.
이승훈은 10일 강릉에서 펼쳐진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팀추월에서 오른정강이 부상을 입었다. 곧장 병원으로 이동해 여덟 바늘을 꿰맸다. 세계선수권은 물론이고 이번 대회 출전도 불투명했다. 그러나 이승훈은 동계아시안게임 출전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승훈은 "통증은 있다. 그러나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삿포로 대회에 꼭 나가고 싶다"며 "어떤 종목에 나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팀추월 만큼은 꼭 출전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후배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이정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삿포로 대회 5000m 릴레이에서 동료들과 함께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이상화도 '맏언니 포스'를 보여줬다. 그는 21일 오비히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1년 뒤 평창을 거론했다. 그는 "선배로서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이상화는 "각자의 운동에 충실하면서도 언니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홈에서 열리는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8개 등 메달 20개를 획득, 종합 4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막내에서 맏이로 성장한 밴쿠버 세대가 평창의 환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삿포로는 이를 가늠해 볼 시험 무대다.
삿포로(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