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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2막 연 설기현 출사표 "슈틸리케호 보좌할 자신 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2-06 18:24


◇설기현 A대표팀 신임 코치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선수로 대표팀에 온 게 굉장히 오래된 일이다. 다시 오게 되니 많이 바뀌긴 했지만 옛 생각이 많이 난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의 골문을 뚫고 격하게 포효하던 그의 얼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0년여 만에 다시 달게 된 태극마크. 선수가 아닌 지도자란 점만 달라졌을 뿐….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38)이 A대표팀 코치로 슈틸리케 호에 승선한다.

설 코치는 2년차 '초보 지도자'다. 2015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프로생활을 접은 뒤 성대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로 데뷔했다. 부임 첫해 대학축구 U리그 결승에 진출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 FA컵에서는 챌린지(2부리그) 서울 이랜드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대표팀 코치라는 중책을 맡기에 그의 경력은 아직 일천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설 코치는 "중요한 시기에 대표팀 코치로 합류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개인적으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슈틸리케 감독을 잘 보좌해 국민들께서 원하시는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사실 처음에는 슈틸리케 감독님이 왜 나를 원하는 지 의아했다. 감독님과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만나 선임 과정을 들었다. 감독님은 내 경험이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만남 뒤에야 내가 (대표팀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수락 배경을 밝혔다. 그는 "프로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우리(대표팀)가 상대할 팀을 얼마나 잘 아느냐도 중요하다"며 "감독님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코치로서 챙겨야 할 부분이 있다. 팀에 필요한 게 있다면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설 코치의 부임으로 슈틸리케호는 차두리 전력분석관에 이은 또 한 명의 '2002 멤버'를 품에 안게 됐다. 2000년 로열 안트워프(벨기에)에 입성하면서 '대표팀 유럽파 시대'의 문을 연 설 코치 입장에선 이번 A대표팀 코치 합류가 남다른 감회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설 코치는 "대표팀 내에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 숫자가 많아졌고, 이 선수들이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을 잘 이끌기 위해선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나는 축구협회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때문에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기 위해 필요한 부분, 유럽 선수들에 대한 대처법을 배우게 됐다. 나나 차 분석관은 일찍이 유럽에서 어려운 환경을 경험했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 코치는 "현역 시절 유럽에서 대표팀을 오가면서 많은 것을 느낀 바 있다. 지금 대표팀 내 선수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본다. 내가 그런 부분에서는 다른 지도자들보다 이해를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경험을 살려 대표팀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슈틸리케 감독에게 잘 전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설 코치는 오는 12일부터 경남 통영서 펼쳐지는 전국춘계대학축구선수권에서 성균관대를 이끈 뒤 내달부터 A대표팀 코치 임무를 시작한다. 계약기간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종료 시점이다. 그는 A대표팀 생활을 마친 뒤 성균관대 감독직에 복귀할 계획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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