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새내기' 박건하 감독의 굶주림 "끝날 때까지 모른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6-11-30 05:1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배움에는 끝이 없네요."

코치에서 사령탑으로 변신한 박건하 서울 이랜드FC 감독(45)이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에게 2016년은 '도전의 시간'이었다.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에서 코치로 활약하던 그는 6월 이랜드의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으로 변신했다. 생애 첫 프로팀 사령탑에 오른 박 감독에 대한 기대는 컸다. 풍부한 코치 경험과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준비된 감독'이란 평가에 이견도 없었다.

하지만 단일 팀 감독으로의 변신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 감독은 "대표팀과 클럽팀은 호흡이 다르다. 눈높이를 맞추는 데 적응이 필요했다. 매일 얼굴을 맞대고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낯설기도 했다. 초반에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귀를 열고, 가슴으로 선수들과 교감했다. 1분이 아까웠다. 선수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보금자리도 옮겼다. 이랜드의 훈련장은 경기도 청평에 있다. 그는 수원에서 판교로 이사하며 물리적인 거리를 줄였다.

연착륙까지 오랜 시간은 필요치 않았다. 시즌 막판 이랜드는 무서운 팀으로 변신했다.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6연승을 달렸다. 특히 마지막 5경기는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탄탄한 공수 균형을 자랑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승점 1점이 모자랐다. 이랜드는 17승13무10패(승점 64점)를 기록하며 6위에 랭크,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랜드가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면 구도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평가는 또 다른 '훈장'이지만 어쨌든 결말은 아픔이었다. 1부 승격을 또 다시 내년으로 미뤄야 했다.

'정글의 세계'는 더 험난해졌다. 성남FC의 예상 밖 강등으로 2017년 챌린지 승격 전쟁은 예측불허다. 성남, 부산, 수원FC, 부천 등 강호들이 즐비하다. 박 감독은 "내년 뿐이 아니다. 승격 경쟁은 계속해서 더 치열해 질 것이다.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랜드의 내년 목표 또한 1부 리그 승격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쉴 틈 없이 곧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청평에서 마무리훈련을 마친 그는 일찌감치 전지훈련 계획을 완성한 뒤 선수 파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고민도 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시즌 막판에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음 시즌 선수 구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랜드는 비시즌 전력 이탈이 유독 크다. 주포 주민규(26)는 상무에 입대한다. 심상민(23·FC서울) 서정진(27·울산) 등 임대 선수들은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는 "6개월 동안 팀을 만들었다. 그러나 새 시즌은 구성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새롭게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이제 시작이다. 그는 지도자 인생에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그의 '챌린지 정복 전쟁'은 첫 걸음을 뗐을 뿐이다. "감독을 하면서 배운 것이 많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정말이지 끝날 때까지 모른다. 하지만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의외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왜 사냐건 웃지요'...핵꿀잼 '펀펌' [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