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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외국인 공격수 중 연봉 값을 톡톡히 하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전북의 윙어 로페즈(26)다.
전북에 즐비한 스타 동료들에게서도 배우는 것이 많단다. 로페즈는 "전북에는 유명하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이들이 괜히 스타가 된 것이 아님을 느낀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겸손함과 팀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자존심도 내려놓았다. 자신이 선발이 아닌 교체명단에 포함될 때도 불만이 없다. 로페즈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전북에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출전 기회를 잡는다. 매 훈련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팀을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것 같다. 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한마음으로 응원해주고 있는 것도 전북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의 꿈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전북은 19일 FC서울과의 4강 2차전에서 1대2로 패했지만 1차전 4대1 대승에 힘입어 5년 만에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로페즈는 '군계일학'이었다.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전북이 서울의 파상공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홀로 상대 진영을 휘저으면서 반격했다. 특히 0-1로 뒤진 후반 14분에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받은 뒤 김치우를 가볍게 따돌리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기적을 꿈꾸던 서울에 찬물을 끼얹는 한 방이었다.
한국 생활 2년째인 로페즈는 거의 '한국인'이 다 됐다. 언어를 제외하고 문화와 음식에 완벽 적응하고 있다. "한국 음식 중에선 감자탕, 해장국, 연포탕을 좋아한다. 또 김치찌개는 물론 삼겹살도 잘 먹는다. 언어 빼곤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생활이 너무 좋다. 브라질에 있는 것처럼 편하다. 한국, 특히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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