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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단히 움직였다.
최근 기세가 좋은 토트넘이다.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까지 5승3무로 패배가 없다. 리그에서 유일한 무패팀이다. 하지만 이날 레버쿠젠의 조직적인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손흥민도 빛을 보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9분 페널티박스 안 정면 지점에서 델레 알리의 찍어차준 패스를 잡은 뒤 감각적인 패스로 빈센트 얀센에게 노마크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 선언이 내려져 무산됐다. 알리가 패스하던 시점에서 손흥민이 한 발 앞서 있었다.
변화가 생겼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으로 위치를 옮겼다. 움직임이 한결 나아졌다. 레버쿠젠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 어렵게 경기를 끌어갔지만,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에서 뛸 때보다 더 넓은 공간을 누비며 기회를 노렸다. 손흥민은 전반 18분 알리의 침투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찬스를 잡는 듯 했지만 레버쿠젠의 골키퍼 레노에 가로막혔다. 이어 전반 24분 알리의 패스를 잡고 빠른 돌파로 레버쿠젠 선수 4명을 뚫은 뒤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수 발에 걸렸다. 손흥민의 진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후반에도 레버쿠젠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후반 19분 얀센을 빼고 무사 뎀벨레를 투입했다. 손흥민이 또 한 번 위치를 옮겼다. 최전방 원톱으로 이동했다. 손흥민은 2일 맨시티와의 2016~2017시즌 EPL 7라운드에서 원톱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 당시 알리의 쐐기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끈 손흥민이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잘 알고 있었다.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레버쿠젠의 수비수 토프락과 타가 번갈아 손흥민을 막아섰고, 아랑기스와 캄플도 간격을 좁히며 손흥민이 빠져나갈 틈을 좁혔다.
원톱으로 올라선 손흥민은 2선과 연계를 통해 공간 창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2선 리턴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졌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6분 라멜라를 대신해 시소코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시소코가 들어간 뒤 토트넘의 숨통이 서서히 트이기 시작했다. 토트넘이 볼을 소유하면서 템포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손흥민도 조용했다. 손흥민은 후반 44분 오노마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89분간 분주히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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