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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바도르(피지·8대0 승, 독일·3대3 무)에서 출발한 신태용호가 브라질리아(멕시코·1대0 승)를 찍고 11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벨루오리존치에 입성했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예선에서도 역사적 여정은 계속됐다. 멕시코를 1대0으로 제압한 신태용호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조 1위 8강 진출을 완성했다. 또 조별리그 최다골과 최고 성적(승점 7점·2승1무)도 경신했다. 악순환 고리 마저 끊었다. 반복되던 '환희→눈물'의 징검다리 징크스가 깨졌다. '환희→환희'로 이어졌다. 2회 대회 연속 8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초에 최초가 꼬리를 물고 있다.
'골짜기 세대'라고 낙인 찍힌 그들이 일으킨 대반란이었다. 사실 전망이 밝지 않았다.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4년 전 런던 대회 멤버와 비교될 때마다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당시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등이 23세 이하에 포진했다. 와일드카드에는 박주영(서울) 정성룡(가와사키) 포진했다. A대표팀 급 올림픽팀이었다.
일례로 수비 불안은 신태용호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들도 평가를 듣고 있다. 절망하지 않았다. 감독이 시키지도 않은 '보충 수업'을 별도로 했다. 주장 장현수는 자신의 방을 '사랑방'으로 만들었다. 수비수들을 불러 모아 토의하고, 연구했다. 멕시코전 무실점은 이런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 일궈낸 하모니였다.
공격라인도 뒤지지 않았다. 한 방을 사용하는 손흥민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비책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댔다. 신태용호에 '나'는 없었다. '우리'만 존재했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도 없었다. '원팀'이 이룬 이유있는 8강행이었다.
그렇게 조별리그 문턱을 넘었다. '꿈의 금메달'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신태용호가 8강 무대에 선다.
이제 그들의 기세는 온두라스 접수를 향해 있다. "8강 진출 분위기는 오늘까지만 즐기자. 내일부터는 8강전인 온두라스전에 집중하자. 오늘은 재충전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축구 생각만 하자." 장현수가 멕시코전 직후 라커룸에서 후배들에게 건넨 말이다. 그 밤이 지나갔다. 8강전부터는 단두대 매치다. 패하면 짐을 싸야 한다. 신태용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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