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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문제가 있었다."
신태용호는 8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C조 2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막판 2분을 버티지 못해 3대3으로 비겼다.
추가시간 2분에 터진 마지막 동점골이 뼈아팠다. 골키퍼 김동준에겐 더욱 그랬다. 한국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모서리 앞에서 프리킥을 허용한 상황에서 나브리의 오른발 슛이 수비벽을 서고 있던 박용우의 머리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김동준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신이 아닌 이상 굴절돼 반대쪽으로 날아든 공을 잡을 수 없는 킥이었다. 운이 나빴던 것이다. 피지와의 1차전을 쉬고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김동준에겐 지우기 힘든 통한의 골이 됐다.
김동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분명 측면 수비가 흔들린 것은 사실이다. 풀백들이 공격에 가세할 때 다른 선수들이 백업을 해줘야했는데 이 부분은 아직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나를 포함해 이날 처음 경기를 뛴 선수들의 경기감각에 문제가 있었던 게 하나의 원인이라고 본다"고 자신의 문제를 먼저 지적했다.
이어 그는 "피지전을 건너뛰면서 긴장했다. 당연히 나 자신도 오늘 경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수비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부분에 대해서는 동료들을 보듬었다. "조직력이 흔들린 것은 아니었다. 공격을 풀어가는 상황에서 측면 풀백이 전술에 맞춰 공격적으로 올라갔고 역습을 허용할 때 수비 숫자가 부족한 게 원인이었다. 그러나 당초 우리의 게임 플랜은 수비가 아닌 우리 만의 축구 색깔을 지키는 것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아쉬운 게 없다는 뜻은 아니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장현수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김동준은 "현수형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것보다 수비수로 뛰는 게 더 안정적이었다. 주 포지션일 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했다"고 전했다.
김동준은 남은 멕시코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비겨도 8강에 올라가지만 이겨서 올라가는 게 D조에서 부담스러운 포르투갈을 피할 수 있다. 또 이기면 조 1위가 아닌가. 조1위로 올라가는 게 분위기를 탈 수 있다."
신태용 감독에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는 격려를 들었다는 김동준은 "멕시코는 우리가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며 독일전의 아쉬움 설욕을 다짐했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