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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이하 한국시각) 신태용호는 피지전 대승에 환호했다. '싸움닭' 황희찬(20·잘츠부르크)도 환하게 웃긴 했다. 그러나 뭔가 씁쓸함은 지울 수 없었다. 팀이 터뜨린 8골 중에 자신의 이름은 없었다. 긴장감 때문이었을까. 생애 첫 올림픽에서의 첫 경기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특히 황희찬에게 독일은 피지보다 더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팀이었다. 피지처럼 밀집수비를 펼치는 팀은 수비 뒷 공간이 부족해 황희찬이 장기인 스피드를 살리기 힘들었다. 그러나 독일의 수비진은 한국을 몰아치기 위해 오히려 전진 수비를 했다. 황희찬은 어김없이 그 공간을 파고들었다. 전반 6분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공을 빼앗아 폭풍 질주를 했다. 이후 아크 서클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황희찬의 진가는 전반 24분 드러났다. 그토록 바라던 올림픽 첫 골을 신고했다. 권창훈이 독일 진영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왼발 크로스를 올리자 세트피스에 가담한 정승현이 문전 오른쪽에서 수비수 두 명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머리로 볼을 떨궜고, 이를 문전 오른쪽에 서 있던 황희찬이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침착하게 왼쪽 골포스트 구석 방향으로 밀어 넣으면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사각지점이었지만 황희찬의 집중력이 빛났다.
황희찬은 후반 34분 절호의 득점 찬스도 잡았다. 그러나 문전에 쏘아 올린 왼발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41분 석현준의 역전골이 터지자 독일의 뒷 공간은 더 열렸다.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기 위한 독일이 계속해서 수비라인을 끌어올렸다. 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에도 폭풍 돌파로 독일의 수비진을 파괴했다.
황희찬은 독일전 공간의 지배자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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