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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10개월여만의 복귀다.
하지만 그가 마음을 바꿨다. 정 회장의 삼고초려가 있었다. 차 부위원장은 "그 동안 정 회장이 여러 차례 함께 일하자고 요청했다. 나도 나름대로 가졌던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계속 고사했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돌이켜보니 정 회장에게 받은 도움이 참 많았다. 과거 감독을 하던 시절과 차범근 축구교실을 운영하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운영할 수 있도록 정 회장이 많은 지원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해보니 내가 정 회장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고마운 마음이 있었고 부위원장직이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서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부위원장직을 수락했다는 차범근. 그의 구체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차 부위원장은 옅은 미소를 띄며 "내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면서도 "아마 상징적인 역할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요청이 있을 때 절대 마다하지 않겠다. 어떤 일이든 요청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위원장으로서 참 오랜만에 축구 현장에 발걸음을 내딛은 차범근. 그래도 아직까지는 감독이 더 익숙하다. 그러나 차 부위원장은 단호했다. 그는 "앞으로 감독 차범근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제는 축구계의 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차 부위원장은 "그 동안 협회 업무가 미비했던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많은 노하우가 쌓이면서 해외 업무 경험도 축적됐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거름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안익수호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차 부위원장은 "큰 대회를 홈에서 여는 것은 큰 장점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안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국 대회를 통해 세계 축구를 이끌 스타들이 배출 될 것이다. 이는 한국 유소년들에게 굉장한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며 "이런 가치들을 누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성적이다. 2002년 월드컵 4강을 이상의 성과를 올리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