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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 떨어지는 레바논전, 슈틸리케 챙겨야 할 목표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3-24 00:24



표면적으로 동기부여는 떨어진다. 그러나 매 경기 새 목표를 찾아 선수들을 '원팀'으로 다지고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선사해야 하는 것이 A대표팀 감독의 책임이자 의무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24일 레바논전에서 두 가지 목표를 챙기고 싶어한다. '원톱 경쟁'과 '무실점 기록'이다.

그 동안 슈틸리케호 부동의 원톱은 석현준(25·포르투)의 몫이었다. 지난해 9월 7일 이란과의 평가전부터 태극마크를 단 석현준은 2차예선 5경기에 출전, 2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주가는 더 상승했다. 올해 1월 포르투갈 비토리아에서 명문 FC포르투로 둥지를 옮겼다. 레바논전도 원톱 출전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일정에 발목이 잡혔다. 20일(한국시각) 비토리아전에 출전한 뒤 비행기편이 지연돼 22일에야 귀국했다. 그런데 개인사정으로 대표팀 합류가 더 늦어졌다. 병무청을 들러 신체검사를 받아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이)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레바논전에 선발로 뛰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석현준을 대신해 레바논전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할 자원은 두 명이다. 이정협(25·울산)과 황의조(24·성남)다. 이정협은 소위 슈틸리케 감독의 챙김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은 이번 명단에 들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부상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적어도 이번 기회만큼은 다시 부를 여력이 됐다. 지난해 보여준 좋은 모습에 대한 보답의 차원에서 불렀다"고 말했다.

거센 비난이 일었다. A대표팀이 언제부터 선수의 기량이 아닌 보상 차원에서 부르는 곳이냐는 비판이 몰아쳤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성격상 비난에 정면으로 맞설 가능성이 높다. 이정협을 레바논전 원톱으로 기용해 무한 신뢰를 보여줄 듯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 지원사격에도 나섰다. "가장 중요한 것은 2선 밑에 있는 선수들이 상대를 등지고 플레이 하는 원톱에게 어떻게 볼을 연결하느냐다. 긴 패스만 연결한다면 원톱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나머지 선수들이 좋은 연계 플레이를 통해 원톱의 활약을 도울 수 있다. 나머지 선수들이 원톱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지에 대해 지켜봐야 할 것이다."

레바논전은 한국 축구사의 또 다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경기당 0.2골 실점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 209개국 중 최소 실점률 1위에 오른 환희를 이어갈 발판이다.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와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노리고 있다. 역대 기록들과 타이를 이룰 절호의 기회다. 슈틸리케 감독은 "무실점만을 목표로 경기를 준비한 적은 별로 없었다. 실점도 축구의 한 부분이다. 감독 입장에선 실점 이후 경기 운영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왔다. 무실점은 단순히 엄청난 선방을 하는 골키퍼가 있거나 특출난 수비수 때문에 이룬 게 아니다. 한 선수가 아닌 전체가 이룬 성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욕심을 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레바논전은 2차예선의 한 경기다. 무실점이라는 좋은 기록을 보유 중인 만큼 실험은 평가전에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레바논전은 2차예선에 걸맞는 경기를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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