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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의 1년이었다.
지난해 여름, 드디어 둥지를 틀 기회가 찾아왔다. 이임생 감독이 이끌던 중국 갑급(2부)리그 선전FC였다. 6개월 계약이었다. 김영후는 "팀 내 외국인 스트라이커가 두 명이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이 감독님께서 나를 도와주기 위해 받아주셨다"고 했다. 상황이 좋지 않게 흘렀다. 팀이 부진에 빠졌다. 윙포워드로 뛰던 김영후는 이 감독을 찾아가 수비를 보겠다고 요청했다. 숭실대 시절 수비수로 뛴 경험이 있어 이 감독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었다. 효과는 있었다.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 감독의 경질을 막아내진 못했다. 이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한 달여 만에 팀을 떠났다. 중국 출신 감독으로 바뀌자 김영후의 입지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영후는 "중국 감독이 나를 수비수로 알고 8경기 연속 중앙 수비수로 출전시키더라. 수비만 하다 그렇게 중국 생활을 끝냈다"고 회상했다.
사실 김영후는 해외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는 "지난해 겨울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영입 제안이 있었다. 해외에서 몇 년간 뛰다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팀을 물색하던 중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영민 FC안양 감독이었다. 결국 김영후는 K리그 유턴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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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나이다. 서른 세 살이다. 김영후도 고개를 끄덕였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동계훈련을 착실하게 수행했다. 간절함이 생겼다." 특히 부활이란 키워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현역 은퇴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영후는 "올해 안되면 축구를 더 해야할 것인가를 신중히 고민할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있는만큼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 좋은 성과가 난다면 다시 팬들께서 알아봐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상 공격포인트에 대한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 부담을 가졌다. 그러나 올해는 선발이든 교체든 출전한다면 어려울 때 한 골씩 터뜨려줄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