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매직'이 태국을 강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과의 대화였다. 임 감독의 말을 전해줄 통역이 없었다. 그래도 임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섰다. 그러자 선수들도 아버지처럼 임 감독을 따랐다. 훈련 시간도 지키고, 훈련 태도도 바뀌었다. 임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매료됐다.
위기도 있었다. 임 감독은 동남아시아에 여전히 만연한 승부조작의 낌새를 알아차렸다. 그래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을 방출시켰다. 또 다른 위기도 불어닥쳤다. 지난해 2부 리그로 강등된 후에도 14위로 처져있던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자 선수 차출이 이어졌다. 무앙통이 임 감독이 어렵게 성장시킨 세 명의 선수를 데려갔다. 임 감독은 18명의 출전 엔트리도 다 채우지 못하고 경기할 때도 있었다. 벤치에는 고작 세 명의 선수만 남아있었던 경기도 있었다.
무엇보다 임 감독은 임금체불에도 시달렸다. 올해 무앙통의 스폰서 시암스포츠가 파타야를 맡게 되면서 변화를 기대했지만, 다시 구단주가 바뀌면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임 감독은 악착같이 버텼다. 생애 처음으로 프로 팀 감독을 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태국 2부 리그지만,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시험해보고자 버텼다. 도전 정신과 오기는 임 감독을 지금까지 참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내년 시즌이다. 1부 리그에 올라간다고 해도 구단의 지원이 올해처럼 풍족하지 않아 다시 2부 리그로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임 감독은 희망을 꿈꾼다. 임 감독은 "올해는 내 생애 프로 감독 첫 해였다. 할 수 있다는 의지와 능력만 있다면 불가능이란 없다고 느꼈다"며 "중국에 박태하 감독이 있다면 태국에는 내가 있다. 정말 행복한 한 해"라고 밝혔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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