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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매직' 태국 강타, 파타야 1부리그 승격시켰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2-14 09:59


'임종헌 매직'이 태국을 강타했다.

임종헌 전 울산 수석코치가 이끄는 태국 디비전 1(2부 리그) 소속 파타야 유나이티드가 태국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 승격을 확정했다. 파타야는 18승11무9패(승점 65)를 기록,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해 3위까지 주어지는 1부 리그 승격권을 획득했다.

그야말로 역경을 딛고 일궈낸 기적이다. 임 감독이 지난 4월 말 팀을 처음 맡았을 때 선수 구성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파타야는 무앙통 유나이티드의 위성구단 개념이기 때문에 무앙통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이 주요 자원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과의 대화였다. 임 감독의 말을 전해줄 통역이 없었다. 그래도 임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섰다. 그러자 선수들도 아버지처럼 임 감독을 따랐다. 훈련 시간도 지키고, 훈련 태도도 바뀌었다. 임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매료됐다.

위기도 있었다. 임 감독은 동남아시아에 여전히 만연한 승부조작의 낌새를 알아차렸다. 그래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을 방출시켰다. 또 다른 위기도 불어닥쳤다. 지난해 2부 리그로 강등된 후에도 14위로 처져있던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자 선수 차출이 이어졌다. 무앙통이 임 감독이 어렵게 성장시킨 세 명의 선수를 데려갔다. 임 감독은 18명의 출전 엔트리도 다 채우지 못하고 경기할 때도 있었다. 벤치에는 고작 세 명의 선수만 남아있었던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임 감독은 열악한 스쿼드에 탓하지 않았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러자 엄청난 성과가 나타났다. 특히 7월 22일 리그컵 16강전에선 1부 리그 촌부리를 3대1로 꺾었다. 지역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임 감독은 임금체불에도 시달렸다. 올해 무앙통의 스폰서 시암스포츠가 파타야를 맡게 되면서 변화를 기대했지만, 다시 구단주가 바뀌면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임 감독은 악착같이 버텼다. 생애 처음으로 프로 팀 감독을 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태국 2부 리그지만,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시험해보고자 버텼다. 도전 정신과 오기는 임 감독을 지금까지 참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내년 시즌이다. 1부 리그에 올라간다고 해도 구단의 지원이 올해처럼 풍족하지 않아 다시 2부 리그로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임 감독은 희망을 꿈꾼다. 임 감독은 "올해는 내 생애 프로 감독 첫 해였다. 할 수 있다는 의지와 능력만 있다면 불가능이란 없다고 느꼈다"며 "중국에 박태하 감독이 있다면 태국에는 내가 있다. 정말 행복한 한 해"라고 밝혔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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