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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김신욱, 더 높은 곳을 보고 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12-02 18:19


◇김신욱.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요. 한 곳만 보고 달려갈 겁니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27·울산)의 표정은 홀가분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김신욱은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에서 18골을 터뜨리며 5년 만의 토종 득점왕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최우수선수(MVP)상과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동국(전북) 염기훈(수원)과 경합한 MVP 자리에는 단 7표를 얻는데 그쳤다. 회춘한 선배들의 빛이 강렬했기에 인정했다. 그러나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에서도 밀린 것은 자존심을 충분히 긁을 만했다. 소속팀 울산의 부진이 야속할 수밖에 없었다.

김신욱은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이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내가 득점왕에 오를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득점왕 역시 소중하다. 윤정환 감독님과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상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이동국 염기훈이라는 훌륭한 선배들과 한 자리에 오른 것 만으로도 내게는 영광스러운 경험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시즌을 마무리 한 김신욱에겐 두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울산의 명예회복과 해외 진출의 꿈이다.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던 울산은 후반기 13경기 연속 무패 속에 시즌을 마무리 했다. 여름을 거치며 윤정환식 축구가 완성되면서 거침없는 힘을 발휘했다. 선봉에 섰던 김신욱은 "이제는 윤 감독님의 축구를 100% 이해했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오랜 꿈인 해외 진출 문제가 관건이다. 김신욱은 중국, 중동팀들의 구애를 꾸준히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여름 해외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김신욱 입장에선 다시금 진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시간이 흐르니 오히려 마음은 편해졌다." 김신욱이 꺼낸 첫 마디다. 김신욱은 "부상 뒤 대표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게 사실이다. 해외에서 더 큰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내 생각은 중요하지 않더라. 울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첫 번째다. 그러다 보면 대표팀과 해외 이적 모두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다사다난 했던 한해를 마무리 한 김신욱은 울산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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