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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철 감독 "유스시스템 개선, 포항 기존 틀 깨고 싶지 않아"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1-23 19:14



"포항의 기존 틀을 깨고 싶지 않다."

'K리그 명문' 포항 스틸러스의 열번째 사령탑으로 선임된 최진철 신임 감독(44)의 청사진이다.

포항은 23일 '포항과 최 감독은 22일 오후 계약을 했다. 최 감독은 향후 2년간 포항을 이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스포츠조선은 지난 10일 '최진철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 포항 차기 사령탑 내정'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계약서 사인만 22일 이뤄졌을 뿐이다. 교감은 이번 달 초부터 진행됐다. 포항 관계자는 지난 3일 서울의 모 호텔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을 마친 뒤 휴식을 취하고 있던 최 감독과 만나 차기 사령탑을 제안했다. 이후 포항은 모기업 포스코그룹에 최 감독을 최종후보로 올려놓고 재가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신임 감독 발표는 29일 K리그 클래식 최종전을 마친 뒤 하려고 했다. 그러나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대비한 선수단 구성과 동계전지훈련 등 빠른 현안 준비가 중요하다고 판단, 조기에 감독을 발표하게 됐다.

최 감독은 지난 5년간 포항 특유의 패스축구를 완성시킨 황선홍 감독의 색깔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감독은 "황 감독께서 좋은 팀을 만들어 놓으셨다. 나는 포항이 기존에 추구하던 점유율을 통한 패스축구의 틀을 깨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 자신의 축구 색깔도 덧입힐 예정이다. 최 감독은 "나는 수비 출신이지만 수비축구를 선호하지 않는다. 기존 포항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스피드를 더해 빠른 공격축구를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은 최 감독을 선임하면서 파격적인 옵션을 포함시켰다. 유소년시스템 개선의 전권을 부여했다. 최 감독이 2012년부터 4년간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하면서 그렸던 그림을 포항에서 펼칠 수 있게 전폭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구단의 의지였다. 최 감독의 생각도 구단의 방향과 일치했다. 그는 "일단 초점은 프로 1군에 맞춰야 한다. 그러나 1군에 합류할 유스 선수들이 누구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전임 지도자로 있으면서 어렸을 때부터 필요한 훈련이 무엇인지 터특했다. 연령별로 모자란 기술과 체력 훈련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소년시스템은 독단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유스팀 감독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며 "유스시스템은 일시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은 울산, 전남과 함께 유소년시스템이 잘 정착된 구단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내년 모기업 지원 축소가 예상되면서 유스시스템을 적극 이용해 난국을 타개하려는 구단의 노력에도 최 감독은 적극 공감했다. 그는 "포항의 초·중·고교도 각자의 색깔이 있다. 프로 1군과 통일성, 연계성을 가지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무리한 선수 운영이 아니라면 내년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더라도 구단에서 많이 도와줄 것"이라며 밝은 미래를 꿈꿨다.

최 감독은 아직 협회의 임무가 끝나지 않았다. 지난 19일부터 목포에서 진행되고 있는 협회 골든에이지에 보조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만나 포항 신임 감독행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때문에 구단 관계자는 목포로 이동, 최 감독과 코칭스태프 구성부터 내년 선수 구성까지 논의할 예정이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있어 최 감독은 포항 선수들을 꿰뚫고 있는 코치를 선임하는 것도 향후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최 감독은 "몇 개월 전 포항의 두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선수들을 100%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능력있는 선수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내가 먼저 다가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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