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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비가 내려도, 눈이 와도 멈추지 않는다.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갑질'에 축구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독단적인 경기장 2층 난간 광고, 높은 임대료와 매점 사용료, 구단 스폰서 경쟁 업체 유치, 비상식적인 잔디 관리 등에 수원 구단이 결국 폭발했다. 사실 수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대부분의 경기장은 지방자치단체 산하단체가 운영한다. 그동안 충돌과 대립이 있었다. 그러나 상생을 위해 한 발씩 양보했다.
하지만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물론 그들도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공개토론이 열릴 지는 의문이다. 수원 구단은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측에서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축구는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정치 권력을 앞세워 '을'로 이용한다. 구단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수원 구단의 경우 해묵은 상처가 터진 것이다. 사실 프로축구는 프로야구와는 또 다르다. 팀 이름 첫 머리에 지역명을 사용한다. 시도민구단은 당연하고, 기업구단인 전북 현대, 수원 삼성, FC서울, 포항 스틸러스, 전남 드래곤즈, 부산 아이파크 등도 법칙을 따른다. FC서울의 경우 모기업이 GS그룹이지만 기업 이름은 찾을 수 없다. 연고지와 함께 '축구 문화'를 만들자는 철학이 담겨 있다. 연고지 또한 분명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뒷간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
근본적인 처방이 있어야 한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모든 프로구단이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선진국에선 이미 스포츠를 산업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례로 런던을 연고로 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평균 관중은 6만명에 육박한다. 경기당 고용 창출은 3000명, 수익은 300억원에 이른다. 상상을 초월하는 꿈의 스포츠 산업이다.
반면 우리 사회는 어떨까. 기업구단은 기업, 시도민구단은 지방자치단체만 바라보고 있다. 현주소라면 미래가 없다. 경기 수가 많은 프로야구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경기장을 임대해서 쓰는 구단이 있다. 하지만 경기 수가 적은 프로축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와 상생의 길을 함께 걷는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프로구단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장기 임대를 통해 경기장을 운영한다면 산업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이미 움직임은 있다.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명확한 근거를 통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
갑과 을이 존재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굳이 논란이 불가피하다면 수원 팬들의 주장대로 축구장의 슈퍼갑은 축구팬이 유일하다. 정치 권력이 입맛대로 스포츠판에서도 줄을 세운다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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