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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코리안 메시' 이승우 '에이스'→'명품 조연' 옷갈아입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0-19 07:15



최진철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열린 수원 컨티넨탈컵 17세 이하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서 '코리안 메시' 이승우(17·바르셀로나 B)에게 '원팀'을 주문했다. 당시 최 감독은 "승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승우가 볼을 받는 위치가 한정돼 있다. 동료들과의 조화를 많이 주문했었는데 아직 경기력에 있어서 드리블과 패스 타이밍을 잘 잡아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좀 더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최 감독의 얘기를 가슴에 새겼다. 그리고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달 17일부터 펼쳐진 국내 소집훈련부터 '개인'을 버리고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애를 썼다.

이승우의 성장은 18일(한국시각) 칠레 코킴보 에스타디오 프란시스코 산체스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이승우는 유주안(매탄고)과 함께 4-4-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나섰다. 전반 8분 아쉽게 골을 놓친 이승우는 공격 시 동급을 넘어선 개인기로 브라질 선수들을 당황시켰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41분 공을 잡을 뒤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거침없이 돌파, 상대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이후 크로스를 올렸지만, 정확하진 않았다. 또 2분 뒤 20m의 폭풍 드리블로 아크 서클까지 접근했지만, 패스 타이밍이 늦어 볼을 빼앗겼다.

후반에는 날카로운 킥력을 과시했다. 후반 20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직접 골을 노렸다. 코너킥을 올리는 척을 하다 골문 쪽으로 강하게 휘어지는 코너킥을 찼다. 이어 후반 23분에는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상대 수비수를 살짝 넘겨 골문으로 보냈지만, 골포스트 옆을 살짝 빗나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승우는 1-0으로 앞선 후반 38분 오세훈(울산 현대고)과 교체아웃됐다.

이승우가 이날 칭찬받아 마땅한 부분은 조직적인 움직임이었다. 덤비지 않았다. 상대가 하프라인을 넘어오기 전까지 압박을 가하지 않았다. 미리 힘을 빼지 않겠다는 최 감독의 전략을 제대로 이행했다. 스스로도 브라질을 꺾을 수 있는 방법은 '원팀'이라는 것을 깨달은 듯했다. 이승우는 브라질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으면 강한 압박으로 공을 빼앗는 등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공격 시에도 무리하지 않았다. 동료와의 호흡을 통해 브라질의 조직력을 파괴하는 모습은 이승우가 대표팀 속에서 많이 성장한 단면이었다. 개인기에 의존하는 모습에서 탈피했다.


특히 이승우는 냉정했다.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많이 해본 경험을 살렸다. 후반 브라질의 린콘과 충돌했을 때는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흥분하지 않았다.

'에이스'에서 '명품 조연'으로 옷을 갈아입은 이승우가 있었기에 한국 축구의 역사가 다시 쓰였다. 이날 한국은 브라질을 1대0으로 꺾었다. 승리의 의미는 컸다. 각급 남자대표팀 사상 FIFA 주관대회 브라질전에서 첫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 동안 올림픽대표팀은 2전 전패, 20세 이하 대표팀은 6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희생'과 '헌신'으로 대변되는 '원팀', 이승우가 이번 대회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무기가 될 듯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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